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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book)

백원순 2021. 08. 03. 오후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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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book)

                                             백 원 순


 


 


 


1988년도 가을 올림픽 준비가 한창일 때

대학교 3학년 1학기 말에

예비역 같은 영문학과 동기(캬츄사 출신)가

나도 모르게

올림픽 통역 자원봉사로 나를 등록해

같이 봉사하자해서

고맙다고 말하고

한 참 고민하다

2학기가 시작되어서

좀 있다

휴학계를 내고

큰 배낭에

그 동안 학과에서 배웠던 책을 싸서

길을 떠났다

처음에는 무주구천동으로 갔다

산골짜기 위에 있는 절을 찾아가니

빈 절이라서

날이 어두워 내려오니

산장이 있어 하룻밤 머무르려 하고

저녁을 송어 매운탕으로 먹고

여기서 머물려고

주인에게 숙박비를 물으니

가진 돈하고

1년의 숙박비가 계산이 되지 않아

뒷날 아침

전북 남원 실상사 해질 녘에 도착하여

스님들에게

하룻밤 묵을 수 없냐 했더니

나의 배낭을 보더니

무얼 그렇게 미련하게 힘들게

메고 다니느냐고

자리정해 놓고 소화물로 부치면 되지 하고

묵기를 허락하지 않고

맞은 편 산언덕 암자로 가보라고 하였다

 


그 암자에는

스님 몇 분과

고시 공부하는 사람들 몇이 있었고

밥해주는 보살님 한 분 계시고

하룻저녁 자고 뒷날 아침

마루에 앉으니

지리산 능선들이 천황 봉을 비롯하여

한눈에 아침햇살에 높이 펼쳐져 있었다

여기에 있다가는 내가 하고 싶은 영문학 공부는 못하고

바로 머리 깍을 수 있다는 생각에

광양 옥곡 수평리에

작은 외삼촌이 소를 키우시다가

버려둔 농장에

어머니에게 말씀 드려 양해를 구하고

백운산 바로 밑 그 산골짜기 농장에서

그해 가을과 겨울을 홀로 지냈다

늦가을 바람이 세차게 부는 밤에는

홀로 너무 두려워

책에만 집중하여 몇 시간 인지도 모르게 읽으면서

지치면 그냥 쓰러져 자곤 했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인생을 깨우치는 것도 아닌 것 같고

우연히 만난 한 권의 책이

삶에 대한 보다 깊은 생각을 하게 하는 것 같이

인생을 많이 오래 살아

주위의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인생을 아는 것은 아니고

세월에 상관없이

순간 스쳐가는 우연한 만남이

인생을 더 깊게 통찰 할 수 있게 한다는

생각을 하여봅니다

 


 


 


 


 


 


 


댓글 4개

김민재 2021. 08. 03. 오후 02:23

그 특별함을 위해 수많은 노력과 만남이 있어야 함이 딜레마 인듯 합니다.

백원순 2021. 08. 03. 오후 09:28

친구가 고맙다는 것은 언제나 변함 없이 저의 글에 댓글을 올려 주셔서 입니다. 물론 저는 친구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르고 아니면 숲인지 늪인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어느 정치 정당의 능수능란한 댓글 부대의 최고의 요인지도 모르지만, 아니면 심리 전단 부대의 특수 요원 일 수 도 있고요,,,, 그런데 오늘의 댓글에서 친구의 인간적인 마음을 좀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 만남을 위해서는 노력과 딜레마가 있다\"는 친구의 말에 '인간적'인 것에 공감합니다. 우리가 인간이 아니라 '신'이라면 그러한 갈등(딜레마)가 없겠지요. 친구의 말대로 삶은 딜레마라고 생각하고 조심스럽게 살아왔는데 어느 날 그 삶의 조바심 하던 딜레마가 마음속에서 아니 육체적으로 무참히 오래전부터 깨어져 왔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리고 나와 내 아이들의 생명에 대한 위협을 느꼈을 때 친구는 여전히 삶에 대한 '딜레마'를 말할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적벽 대전'에서 제갈공명이 심혈을 기울어 조조의 막강한 군대를 패퇴 시켰을 때 조조가 패하여 어디로 도망갈지 미리 알고 '관우'으로 하여금 조조가 도망가는 길목에 매복케하였으나, 관우는 조조가 도망쳐 오는 것을 알고 막아 세우자, 조조는 관우의 의리심있는 유교정신(인)을 이용하여 조조를 설득하니, 관우는 마음이 약하여 조조를 놓아주엇고, 후에 제갈공명이 이를 알고 유비에게 관우의 목을 베어야 한다고 간청하였습니다. 제갈공명은 이미 앞날을 알았기때문에 관우가 조조를 놓아주는 것이 무엇을 의미 한다는 것을 알았기때문에,,,,제갈공명이 화가 많이 나서 유비에게 관우의 목을 쳐야 한다고 했지만, 이미 제갈공명은 유비의 마음을 알기에, 그러나 앞으로 제갈공명의 명을 어기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 도화원에서 의형제를 맹세한 '유비, 관우, 장비'의 형제 중에 '관우'마저 군령을 어긴 죄로 목을 치려했던 것입니다. 조조가 적벽대전에서 관우에게서 살아서 도망친 후 삼국지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잘 알 것입니다. 외로운 제갈공명,,, 죽어서도 죽지 않은 채 수레에서 살아 있는 채 앉아서 적의 진격을 멈추겨하여 병사들을 안전하게 후퇴 시키는 모습은, 광양만에서 이순신 장군이 노량해전에서 적을 마지막으로 물리치고 적의 조총에 맞았을 때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마라, 하는 모습과 너무 흡사합니다. 나는 친구가 누구인지 모르지만 아군에도 친구가 있지만 사람을 아는 사람은 적에게도 친구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서로의 마음을 아는 사람들은 적이지만 죽이려하지 않고 살리려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한 사람들은 삶이 전쟁이라는 것을 이미 아는 사람들이고 생명에 대한 고귀함을 아는 사람들이고 그들이 진정 삶의 치열한 전쟁에서 장군이자, 영웅이라 생각합니다. 말이 너무 길었습니다. 다시 만날 날이 있을 수 있을 지 모르겟습니다. from your friend

문희 2021. 08. 04. 오전 11:00

한시절의 삶을 도전이요 수양이요 방황이요.. 하며 꿈을 이루려는 노력을 해본 기억이 납니다. 그런 귀한 경험과 함께한 책이 남아 있으면 좋은 친구가 되었겠네요.

백원순 2021. 08. 07. 오후 02:30

제가 공부를 하기 시작한 후로 읽은 책들을 일일이 열거할 수 없으나 중학교 때, 섬 마을 친구 형님이 가지고 있던 '삼국지'시리즈를 그 친구에게 간청하여 빌려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후로 대학원 까지 마치며, 직장 생활을 한 후로 도 많은 책들을 읽었지만, 올 봄에 마지막으로 읽은 책은 '오록 교수님(아일랜드 출신의 카톨릭 수사이시었으며 선종 하시었음)',이 제가 경희대학교 대학원에 입학하였을 때 '예이츠'를 전공하고 싶다고 하니 제게 추천하여 주신 '에이츠'에 관한 여러 책 중 하나인 \"High Talk\" (by Robert Snukal)이며 영국 Cambridge at the university press의 1973년도에 출판된 책입니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 번역본도 없고 저자에 대해 알아보려고 인터넷을 검색하여 보았지만, 저자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지금도 확실히 모르고 있습니다. 이 책을 3번 이상을 읽었고 올봄에 또 다시 다 읽고 집에 두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감명 깊게 읽은 책은 \"Thoreau\"의 전집(Peuguin books의 책으로 Carl Bode의 편집으로 1975년도 미국 The Viking Press, Inc)의 책입니다. 이 책에는 쏘로우의 유명한 'Walden'을 포함하여 그의 유명한 에세이들이 포함되어있습니다.월든 외에 \"Walking(산책)\"을 감명 깊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책은 대학교 영문학과 학부 시절 저의 자취방으로 가는 회기역으로 가는 길목의 헌 책방에서 \"The American Tradition in Literature\"와 함께 같이 저렴한 가격에 사서 소장해 왔습니다. \"The American Tradition in Literature\" 에 있는 '에머슨'의 \"Nature\"를 관심있게 읽었습니다.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날씨가 무척 무덥습니다.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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