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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령 가을역

정채균 2021. 10. 06. 오전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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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령 가을역

 


굽이굽이 험준한 고개

십 리 길 넘는 똬리굴을

어지럽게 돌고 오르던 완행열차

 


잠시 숨 고르던

첩첩산중 간이역은

이제 폐역(廢驛) 표지판만 남기고

저 혼자 고개 내민 해바라기

신호등 되어 지난 추억 깜박인다

 


고운 달빛 머금어

소금으로 뿌려진 메밀꽃은

평생 역전 가게 지키던

할머니 미소를 닮았다.

댓글 8개

김민재 2021. 10. 06. 오후 05:55

아련하게 떠오르는 옛기억과 추억속에서 참기힘든 그리움을 불려일으키는 느낌입니다.

정채균 2021. 10. 06. 오후 06:24

간이역만 골라 다니는 여행도 있고 요즘 간이역 소개도 많이 합니다 느긋하게 추억을 소환하는 장소가 아닐까요. 김민재 선생님~ 댓글 고맙습니다^^

문희 2021. 10. 07. 오전 10:34

완행열차, 폐역, 역전 가게.. 이들을 연결하는 녹슨 철로 열차에 오르내리던 사람들도 이제 멀리 떠나고 소리없는 할머니의 미소만 남았습니다. 붉게 물들어가는 숲과 낙엽을 밟으며 소중한 역사를 생각해보는 가을을 맞이합니다.

박종영 2021. 10. 07. 오전 11:10

이 가을에 죽령 고개를 넘어가는 완행열차의 숨막힘이 들립니다. 굽이굽이 돌아가면 소금을 뿌려 놓은 듯 메밀꽃 웃음이 반기는 가을의 냄새, 정겨운 시심에 마음을 내려 놓습니다.

박동수 2021. 10. 07. 오후 12:57

따뱅이굴....시골에서 서울에 개학기가되면 반드시 완행 열차를타고 밤을 세워 청량리역에 검정 얼굴되어 아침에 도착 하던 옛 생각이 납니다. 죽령역 간이역의 운명이 문명의 발달로 흔적만이 남고 꽃길이되어 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마음이 쓸쓸 합니다. 감사 합니다 정시인

정채균 2021. 10. 07. 오후 09:48

군시절 원주 치악산 기슭에 똬리굴이 있었습니다 강원도 철도는 비탈길을 전동차가 앞 뒤로 밀고 끈다더라고요 아마 시꺼먼 연기를 내뿜으며 헉헉 거렸을 것 같습니다.

정채균 2021. 10. 07. 오후 09:54

옛 시절 완행열차는 비둘기호 였는데 역마다 모두 정차하기에 청량리에서 저녁에 출발하면 부산진역에 새벽에 도착했었지요 첫차 운행시간까지 해장국 먹으며 시간을 보냈는데...

정채균 2021. 10. 07. 오후 10:00

굽은 허리 백발머리에 코스모스 꽃으로 리본하고 쿨민트 껌 한 통 팔며 온통 주름꽃 피우던 할매 오래전에 그 간이역 기슭에서 영면하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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