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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밥상 앞에서

박종영 2021. 10. 29. 오전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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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의 밥상 앞에서


- 박종영-


오늘 아침 밥상에는
사계절이 얹혀와 푸짐한 포만의
양식을 먹으라 한다


차가운 봄 못자리 논물 담아
볍씨를 뿌리고 더운 여름 벼 포기
무럭무럭 자라 가을볕 아래서 한 톨의 쌀을 얻기까지
얼마나 소중한 땀방울과 목멘
가난을 불러 보았던가


밥그릇 더운 김이 모락모락 올라와 눈시울을 적시고
흐르는 눈물도 짭잘한 반찬이 되었던 기억
곁들여진 푸성귀는 어떠한가


오밀조밀하게 일군 텃밭에서 서리 맞아 달큼한 봄동이며
항아리 가득 채워진 김장배추는
아삭아삭 씹히면서도 그 생명의 소리

핏줄을 타고 돌아 그늘진 눈을 밝게 돋우는데

 

해 묶은 된장에 무친 곰밤부리 나물의 정 깊은 맛에
잠시 눈 감고 들어 보는 낯익은 목소리
내 유년의 어머님 웃음소리

댓글 8개

박동수 2021. 10. 29. 오후 12:34

평생을 잡곡밥을 즐겨 먹고 살지만 그래도 옛날 어머니 손을 통해 먹는 사계절의 밥상이 그리운것은 아직도 어린 마음이 가시지 않는 이유일까? 백발에 남은 세월이 아쉬워 가을바람에 속을 비우는 세월인데 ...... 수락산을 넘어오는 바람이 어쩐지 수상타했는데 쓰르르한 짙어가는 가을 바람이네요. 좋은 글 읽고 갑니다 건강 하세요

김민재 2021. 10. 29. 오후 01:36

어릴적 푸짐한 밥상에서 느껴본 흐뭇한 감동이 새록 떠오르게 되네요.

박종영 2021. 10. 29. 오후 02:49

어린시절 어머니가 차려준 밥상, 반찬이 한가지라도 감칠나게 맛있던 생각이 가슴에 차오릅니다. 그로부터 오랜 세월이 흘러 지금에 생각하면 덧없는 인생입니다. 아침 저녁으로 바람이 차고 옷깃이 여미어 지는 10월 마지막 주, 박시인님 건승을 빕니다.

박종영 2021. 10. 29. 오후 02:51

누구나 어린시절의 기억은 오래 남아 지금도 동네 친구들과 멱감던 즐거운 시간과, 앞동산에 올라 산새알을 찾아 줍던 기억도 생생합니다. 함께한 시간 감사합니다.건승하십시오.//

정채균 2021. 11. 01. 오후 07:58

사계절 밥상에 육해공 반찬 추가 되면 진수성찬이지요 좋은 먹거리에 만수무강을 기원합니다. 시인님~

박종영 2021. 11. 02. 오전 10:59

먹을거리, 반찬거리가 풍성한 가을입니다. 계절의 꽃 노란 국화가 즐비한 거리가 보기 좋습니다. 살맛나는 가을, 늘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시인님.//

문희 2021. 11. 02. 오후 12:06

풍성한 가을의 밥상도 어렵게 준비한 소소함도 정과 웃음이 함께 한다면 큰 행복이 되겠습니다. 큰 그릇의 김장김치.. 가족들의 추억입니다.

박종영 2021. 11. 03. 오전 11:19

봄에 시작하여 무더운 여름을 겪고 난 후, 영근 알곡 거둬들이는 가을에 접어, 모락모락 김이 서리는 밥상앞에 앉아보면 땀의 보람이 이마에 맺히는 풍성한 가을입니다. 농사의 즐거움이 여기에 있습니다. 정겨운 글 주시어 감사합니다. 건승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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