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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시절幼年時節 / 천숙녀

천숙녀 2021. 11. 09. 오전 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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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시절幼年時節 / 천숙녀 굴뚝에서 타래타래 올라가는 회색연기 더운 국밥 그립고 유년의 깃발 손짓하는 꿈 상자 뚜껑을 열고 옛 바다에 투신했다 내 고향은 경북 문경 산양면 부암리 부자 부富 바위 암岩 으로 바위 많은 비조산 품 굳건한 소나무 팔뚝 결結곧은 기상氣像도 있다 어머니는 장독대 위 말간 물 얹어놓고 두 손 모아잡고 간절한 기도 올리시면 겹쌓인 퇴적층 뚫고 빛 새어드는 소리 옆산 산허리에 누워계신 아버지도 흙무덤 가르고 나와 족보를 세우시고 사랑채 약장을 열고 감초 꺼내 씹으셨다 세상 끝 어디를 가도 내 유년 시절 있어 실낱같은 끄나풀로 연필심 꾹꾹 눌러 밤마다 일기 쓰는 일 별 하나를 잉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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