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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나는 산골

정채균 2021. 11. 17. 오후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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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나는 산골

 


수수깡 병정 호위받으며

붉은 고추 하얀 박꽃으로

수놓은 쪽머리 초가

 


저녁노을 따라 사위는

여름날 군불 연기에

시나브로 젖어 드는 어둠

 


사립문 두드리던

소슬바람에 떨고 있는

우물에 빠진 초승달 하나

 


텅 빈 마당엔

화들짝 놀란 낙엽이 구르고

호롱불 흔들리는

여인네 한숨이라니….





댓글 6개

박종영 2021. 11. 17. 오후 02:37

산골 아래 우리집 초라한 풍경이 눈물겹도록 외로운 시간, 고추는 붉게 익어가고 헛간 지붕을 타고 가는 박꽃의 하얀 자태가 한결 아름다운 정경입니다. 아름다운 운문에 마음을 함께 합니다. 감사합니다. 시인님.//

정채균 2021. 11. 17. 오후 05:03

지금은 볼 수 없는 풍경이라 아쉽지만 생각만 해도 마음이 평안해 집니다. 우리 세대의 아름다운 추억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밤이 늦도록 여우 나는 산골 얘기하면 행복 하겠다던 노천명 시인의 노래에 동감입니다.

박동수 2021. 11. 18. 오전 08:43

\"고추 늘어놓은 쪽빛 초가지붕에 수놓은 박꽃\" 지금 이 시를 읽어가는 젊은이들이 알 수있을지 모르지만 눈에 선한 가을의 풍경이 마음을 설래게 합니다고운 글에 머물다가 갑니다. 문운이 있기를 바랍니다. 정시인

김민재 2021. 11. 18. 오전 11:05

여우산골의 낙락한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듯 하네요.

정채균 2021. 11. 18. 오전 11:42

그 초가에 젖니 빠지면, 집안 어른 돌아 가시면 두루마기 던져 올려 놓고... 탐스럽게 열린 박은 보름달 같았지요. 서까레 틈새에 굴뚝새도 들락 거리고... 겨울엔 고드름 매달리면 얼음과자로 목을 축이고... 정겨운 추억들입니다.

정채균 2021. 11. 18. 오전 11:52

젊어서 홀로 된 청상 과부의 시름... 창호에 비치는 그림자는 더욱 애처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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