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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손히 / 천숙녀

천숙녀 2022. 02. 23. 오전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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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손히 / 천숙녀 한 꺼풀씩 길을 여는 희미한 흔적들 스쳐간 세월의 창 깨어나는 아침이면 물관 탄 나팔꽃처럼 세상 안부 전한다 밤새 온 사서함엔 스팸메일 가득했다 삭제하며 휴지통 비우며 바다처럼 포효하며 질경이 뿌리 뽑으려 악플 글 매달렸다 혀끝에 괸 독을 풀어야 너도 살고 나도 살지 새벽달 반짝이도록 공손히 떠받들면 바윗장 들어 올리는 두 팔 근육이 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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