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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도의 봄 / 박얼서

박얼서 2022. 03. 24. 오후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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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도의 봄 / 박얼서

일찌감치 새봄을 건네받은 섬은
봄기운 가득 출렁거렸다

앞바다에 일렁이는 것들
서도엔 숭어 떼가 해수욕장을 유영하고
동도엔 풍어의 물결
고도엔 꽃물결
밀려오는 관광객들의 발길까지 더해져
온통 신춘의 물결이다

언덕 비탈길을 수놓은 샛노란 유채꽃
뽀얀 미소로 반기는 백목련
돌담길에서 문득 악수를 내미는 수선화
새봄의 얼굴들이다

남쪽의 따스한 눈빛들이
섬에 내린 춘심 연육교 발길들을
응원하는 모습이다

개화를 앞둔 꽃망울
송광사의 벚꽃 길은 아직 어둑어둑한 새벽인데
여긴 벌써
떠들썩한 아침이다

빨랫줄에도 햇봄들이 줄줄이 풍광으로 매달렸다
앞바다에서 막 잡아온 것들이란다
꾸덕꾸덕 마르고 있는 중이었다

그 틈새에도
동백나무 꽃잎들은 세월에 떠밀린 채
녹슬어가는 시절을 내팽개치며
땅바닥을 나뒹군다

등대 전망대 관백정에 막 도착했다
저 멀리에 희미하게나마 눈길에 잡힌다는 한라산
오늘은 그 기운의 장엄함이
시야를 벗어나 있었다 

이때 누군가 화들짝 손짓하고 있었다
바로 백도(白島)였다
파도가 빚은 걸작품   
모진 세월의 풍상이로다.

 

 

댓글 2개

박종영 2022. 03. 26. 오후 05:00

세월따라 흘러가는 거문도의 봄, 붉은 동백이 통째로 지는 아픔을 고스란히 받아넘기고 파도에 씻기면서도 오랜 풍상을 간직한 거문도, 지금쯤 봄노란 유채꽃으로 분을 바르고 연인을 기다립니다. 거문도의 노래 감동입니다. 시인님.//

박얼서 2022. 03. 27. 오후 12:18

박 시인님, 늘 고맙습니다. 오늘도 응원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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