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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6) / 박얼서

박얼서 2022. 03. 29. 오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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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6) / 박얼서 아내와 나는 참 많은 것들을 공감하는 편이다 특히 동요나 동심 혹은 옛 놀이문화 같은 아련한 시절들이 등장하면 공감은 더 커진다 언젠가 문득 어릴 적 \"가위 바위 보\"에 얽힌 추억들을 함께 나눈 적이 있다 \"가위 바위 보\" 리듬에 맞춰 동시에 내보인 동네 꼬막손 동심들 가위는 바위를 못 이기고 바위는 또 보자기를 이길 수 없으며 보자기 또한 가위를 못 이기는 세상에 어느 누구도 절대적 강자가 될 수도 없고 절대적 약자도 존재할 수 없다는 평등성 \"가위 바위 보\"야말로 논리적 합리적 판단적 약속이다 기필코 이기고야 말겠다는 승부욕보다는 떳떳하게 양보하겠다는 페어플레이를 실천하겠다는 의지의 규약인 셈이다 살다 보면 작은 분쟁들을 겪어야 할 때도 많다 '오늘 점심은 뭘 먹을까?' 부터 '할까? 말까?' '갈까? 말까?'까지도 요즘 들어선 우리 부부도 가위 바위 보에게 중재를 맡기는 일들이 많아졌다 이제 방금도 나는 아내에게 이 게임을 졌다 언젠간 해트트릭 수준으로 참패한 적도 있다 패배률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가위 바위 보\" 그것의 결과를 놓고 분패란 있을 수 없다 이기고 지는 건 그다지 중요치 않다 한낱 행운처럼 즐길 뿐이다 오늘은 그림자놀이를 하게 됐다 왼손과 오른손이 가위바위보로 겨룬 셈이다 내가 나와 경쟁한 셈이다 그런데 오른손이 번번이 지고 있었다 소위 바른손이라 일컬어지는 내 오른손이 서툴기 짝이 없는 내 왼손에게 백전백패를 거듭한 셈이다 알고 보니 보이지 않는 손의 작동이었다 무의식적으로 승리를 떠넘기고 있었던 셈이다 져 주고 있었던 셈이다 패배를 선택한 용기 맏형다운 아름다운 승리자로다.

댓글 4개

김민재 2022. 03. 30. 오전 08:54

자연의 이치와 오묘함은 멀이 있지 않는데도 항상 멀리서만 찾게되는 우매함을 반성하게 됩니다.

박종영 2022. 03. 30. 오전 10:29

가위 바위 보는, 사람의 심리적 작용으로 움직이는 손의 율동입니다. 승패의 갈림을 탓하지 않고 가위 바위 보를 내는 손의 감각의 찰나적 순간을 즐거워하는 우리들입니다. 감사합니다. 시인님.//

박얼서 2022. 03. 30. 오전 11:05

박 시인님, 늘 감사합니다. 늘 응원합니다 ^~^ ^~^

박얼서 2022. 03. 30. 오전 11:09

김민재 선생님, 늘 감사합니다. 늘 응원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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