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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도 비렁길에서 / 박얼서

박얼서 2022. 04. 07. 오전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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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도 비렁길에서 / 박얼서

 

섬에 내린 뒤로 이만큼 마음이 편안해졌으면 됐지

지금 여기서 뭘 더 바란다는 말이냐

 

미역널방을 거치고 신선대를 지나오면서

이만큼 발길이 가벼워졌으면 됐지

지금 여기서 뭘 더 바란다는 말이냐

 

비렁길, 이 무대 위에 오르면

이미자의 ‘섬마을 선생님’ 이런 노래 한 곡만으로도

섬객은 누구나 주연이 된다

 

풍객들 불러모아

벼랑 위 야생화가 온몸으로 감흥을 노래하면

검푸른 시간 위를 내달려온 군상들

일상에 지친 내 발길처럼

새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처럼

쉼 없는 부활을 꿈꾸는 곳

 

비렁다리를 느끼고, 갈바람통에서 상괭이까지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그 너머를 생각하고

치유를 뛰어넘는 더 큰 회복을 얻는다

 

구석구석 자연을 얻고, 더 큰 너그러움을 얻고

그 많은 생각들을 얻었으면 됐지

지금 여기서 뭘 더 바란다는 말이냐

 

섬 밖은 여전히 겨울 끝에 머무는데

묵은 겨울 치렁치렁 걸쳤는데

 

오늘 잠깐 빌려다 놓은 봄날처럼

샛노란 유채꽃 출렁거리는 지금 이곳 비렁길에서

무얼 더 바란다는 말이냐.

 

 

 

댓글 4개

김민재 2022. 04. 07. 오전 08:44

바라지 않는 마음이 가장 이상적인데도 항상 늘 바라게 되는 자신을 바라보게 되는거 같습니다.

박종영 2022. 04. 07. 오전 10:17

금오도 비렁길의 풍광이 펼쳐집니다. 유난히 봄이면 노란 유채꽃이 선명한 섬들의 얼굴입니다. 파도가 치면 하얀 포말이 일렁이듯 봄이 되면 섬들은 옹기종기 모여 한차례 봄을 찬양합니다. 아름다운 시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박얼서 2022. 04. 08. 오전 06:46

박 시인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건강한 하루를 응원합니다. ^~^ ^~^

박얼서 2022. 04. 08. 오전 06:47

김 시인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건강한 하루를 응원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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