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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묘하던 날
성묘하던 날
-박종영
추석날 아버지 어머니 찾아가
상석(床石)에 준비한 배 사과 놓고 술 따르고
장성한 자식들과 절을 하면서,
살아생전 다짐한 말 기억나는데
애초에 지키지 못한 약속이
허망한 세월이었음을 뒤늦게 알았다
이승의 허물이 저승까지 도달할 수 없는
아득한 간격임을 알면서도
엄격한 아버님 말씀 매양 들어온
가르침의 덕목으로 옷매무새를 가다듬는다
이 나이 들어 생각해 봐도
미욱한 허물이 많아
세상살이 더 슬기롭게 살아 갈수록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유는,
성묘하는 추석날
경건한 마음으로 귀를 기울리니
이제야 본심으로 훈육하는
인자한 말씀이 들린다.
댓글 4개
추석이되면 성묘하는 길을 가는것은 우리내 풍습이지만 그 가운데 선조들의 뜻을 헤아리는 마음이 있어야 하는 것이 이치지요 그 경건함이 조상의 훈육을 기억하시는 시인님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살아계실 때 조상의 말씀과 표정들을 이해 못한 미련함도 긴 세월 지나고 보면 죄인이 되기도 합니다. 잘 읽고 또 한 반 생각에 잠기다 갑니다.
매년 설날과 추석에 행하는 성묘의 길은 생전에 부모의 얼굴을 연상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함께 동행하는 자식들에게 의무를 실천하게 하는 선행 교육이기도 합니다. 정겨운 글 주시어 감사합니다. 시인님.//
산소가 있어 찾아 뵙고 벌초라도 할 수 있지만 요즘 납골당 문화는 그런 예마저 갖추기 힘든 것 같습니다.
전통적인 성묘문화가 지속된 우리나라의 정서가 하루 아침에 변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함께한 시간 감사드리며 건승을 빕니다.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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