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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파는 꽃

박종영 2022. 10. 22. 오후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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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파는 꽃

 

- 박종영

 

초가을이 중반에 들자

논둑길 그늘에 색색의 코스모스가

일제히 꽃방석을 깔았다.

 

어느 것은 맛깔스런 바람의 교접으로 

가쁜 숨소리 들리고

늦더위 기운으로 서로가 평화를 이룬다

 

살며시 허리를 안아주자 

외로움 타며 기다리던 포옹을

부드러운 아양으로 받아넘긴다

 

한정된 꽃핌의 시간에

달콤한 그리움과 관능적인 몸놀림으로

결핍된 시간을 완숙으로 채우는 듯,

 

서럽게 하늘거리며 물결을 이루는 

어느 소녀의 눈물 같은, 

바람을 앞세워 이별을 파는 꽃. 

 

photo by 이화 사진가 

 

댓글 6개

정채균 2022. 10. 24. 오후 07:51

인연이라 반가워 때늦은 정을 나누었더니 그 관능적인 흔들림은 이별을 고하였구나 어차피 꽃은 시들고 지는 것 고이 보내줄터이니 내년에 보자꾸나^^

박종영 2022. 10. 25. 오후 01:08

시골길 한켠에 홀로 피어 있는 코스모스를 보면 너무 외로운 눈물 같은 꽃입니다. 이별을 위해 피는 꽃처럼 가는 허리 흔들리는 안쓰러움도 함께 보여줍니다. 가을에만 느끼는 기억의 꽃, 청명한 하늘과 쌀쌀한 바람이 불어와 옷깃을 여밉니다. 더욱 건강한 시간 되십시오. 감사힙니다. 시인님.//

구본일 2022. 10. 26. 오전 08:43

이별을 파신다니 그 값을 물어봐도 될런지요 만약에 값이 없다면 이별을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요

박종영 2022. 10. 26. 오전 11:57

이별의 값은 선선한 가을바람에 섞여 날아갑니다. 쓸쓸한 길가에 혼자 피어 이별을 알리는 코스모스 옆에 앉아 가는 허리를 만지면 저절로 얻을 수 있습니다. 아주 서러운 이별입니다.

박동수 2022. 10. 26. 오후 01:15

\"서럽게 하늘거리며\" 동양인들의, 더욱 우리나라 사람들, 시인들의 눈에 잘 띄우는 모양새, 그래서 애중히 여겨지는 가을의 꽃이 아닌가 싶네요 늦은 계절 추위가 오기 전의 이별이 그렇지요 좋은 글 감상하고 깁니다

박종영 2022. 10. 26. 오후 08:10

하찮은 꽃으로 보이는 코스모스를 시인이 보는 시각적 관념은 애처로운 꽃으로 여기나 봅니다. 좋은 말씀 듣고 함께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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