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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 억새

박종영 2022. 12. 10. 오후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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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 억새

 

- 박종영


민둥산 곧추세운 등성이

하얀 머리 풀어 골마다 출렁이는 은빛 억새,


한 줄로 선 억새꽃이

몽글몽글 솜털 웃음으로 다가온다.


그때마다 자글거리는 백색의 꽃 내음

떠나는 이별 길에 푸석한 손길로 소매 잡아당기는  

아쉬운 빛 내림의 시간,


겸손하게 살아가라는 

바람의 흉내로 치환하는 

흰머리 억새꽃의 눈물 소리,


부서진 울음 모아 들으니 모두

네 슬픔,

내 슬픔이구나.


 

*강원 정선 민둥산 억새꽃

댓글 6개

문희 2022. 12. 12. 오후 08:39

부드러운 은빛 너울 속에서 마른 마음이 벅차오릅니다. 모든 것이 환희의 연주와 강한 리듬에 묻혀 청각을 잃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억새꽃의 웃음과 눈물은 흔들리지 않는 강한 가르침으로 여기겠습니다.

박종영 2022. 12. 13. 오전 10:20

소설, 대설, 소한, 대한 절기 지나도록 하얀 머리 풀어 하늘에 눈물 편지를 써서 보내는 억새 꽃, 질긴 꽃대가 아픔입니다. 어느덧 한 해의 길목 12월에 들어 성취한 일 없이 반성하는 지금, 허망한 2022년이 부끄럽기도 합니다. 좋은 말씀으로 함께한 시간 감사드리며 일상에 평안한 시간 되십시오.

정채균 2022. 12. 13. 오후 05:16

억새에도 눈꽃이 피어날 계절입니다 햇살이 비추면 또 눈물 흘릴 슬픔이지만...

박종영 2022. 12. 14. 오전 10:16

오늘은 하얀 눈발이 흩날리고 있습니다. 서해안지방에 대설주의보가 내려 더욱 춥고 눈도 많이 내리고 있네요. 그래도 아랑곳없이 하얀 꽃 머리에 이고 흔들리는 억새꽃을 보면 새삼 안타까운 인내을 생각합니다. 이 겨울이 다 가도록 억새꽃은 흩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감사드리며 추운날씨에 건강하십시오. 시인님.//

박동수 2022. 12. 14. 오후 03:48

억새밭의 전경을 좋아하는 편이라 작년까지만 해도 명성산 억새 밭을 다녀오곤 했는데 올해는 참여를 못했네요. 세월 다 보내고 떠나는 억새의 수의를 보는 듯 마음이 술렁거리는 순간을 느끼곤 했지요 이별의 순간을 좋은 글 읽고 갑니다. 건강 하세요 .

박종영 2022. 12. 16. 오후 10:01

다른 꽃은 다 보내고 혼자 남아 외롭게 흔들리는 억새 꽃, 안타깝고 애처롭고, 질기고 끈기 있는 뿌리를 감고 돌아 억척스레 빛나는 억새꽃 입니다. 물풀도 사라진 강변 기슭, 머리를 북향으로 돌리고 서 있는 12월의 억새가 오늘도 서걱이며 말을 걸어옵니다. 함께한 시간 감사드리며 건승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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