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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燒酒)를 마신다
소주(燒酒)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 <여성> 3권 3호, 1938년 3월호
댓글 1개
‘극적(dramatical)’이나 ‘시적(poetical)’이라는 말을 단순하게 정의 내리다는 것은 쉬워 보이지는 않아 보이지만 ‘극적인’ 라는 말은 연극에서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대로 “카타르시스(catharsis)”를 유발하는 ‘행동’을 말하는 것 같으며, ‘시적’이라는 것은 연극 및 모든 예술 장르를 포함해 실제 삶에서 나타나는 아름다운(beautiful)’ 표현이나 모습 등을 말하는 것 같으며 이러한 아름다움들이 마음에 감동으로 이어져 각박한 현실에서 어느 정도 초월적인 의미로 보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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