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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책상 위에서는 가짜 자유를 쓰지 말라고
어머니가 또 말씀하신다
내가 책상 위에서 쓰는 자유가 가짜라는 것을 어떻게 아셨나,
내가 다른 사람의 자유를 가로채고 있는 것이 다 보이나 보다
이런 때는 자유를 통해 나를 구하고 남을 구할 수 있다고 하신
외삼촌 말씀이 자꾸 생각난다,
한국 전쟁에 참전하셨다가 돌아오지 않으신
외삼촌 때문에
외할머니는 잠도 안 주무시고
밥도 안 드시고
외삼촌이 쓰시던 책상만 바라보셨다.
오래 동안 비어 있던 책상을 대신 내가 쓰게 되었다.
그 책상에서 쓰시던 자유주의도 함께 물려받았다.
하지만, 자유를 위해 자유주의를 한번도 쓰지 못하고 있다.
다른 사람을 속이고,
다른 사람에게 기회를 주지 않으려고 하고,
대신 내가 더 자유로워지려고 하는
가짜 자유를
진짜 자유처럼 쓰고 있다.
나만 가짜 자유를 쓰고 있는 것이 아니라
너무 많은 가짜들이 진짜를 대신하고 있다.
외삼촌이 그때 돌아오셨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 책상에서 진짜 자유가 어떤 것인지 보여주셨을 텐데,
외할머니의 슬픔은 어머니의 슬픔이 되고
이제 내 슬픔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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