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

게시물 상세보기

등대

오영록 2024. 08. 07. 오후 12:18
283
등대 세상이 막막하고 두려울 때면 늘 내 마음속엔 아버지가 계셨다 그 어떤 상황이었든 다 해결해 주셨다 어쩌다 응석이라도 좀 부릴라치면 언제 그렸느냐는 듯 자상함을 거두시곤 냉정하게 돌아서 근엄하게 뒷모습을 보이시곤 했다 유년에도 그랬고 환갑 진갑 다 지나도 늘 아버지를 찾았었다 이제 돌아가시고 안계서도 비바람과 눈보라를 맞고 서 있는 등대처럼 가끔 꿈에 현몽하고 하였다 눈을 뜨면 어렴풋이 보이던 아버지가 눈을 감으면 더 선명하게 보였다 자식을 낳고 손주를 보았지만, 내가 늘 아버지를 보고 살았던 것처럼 저들의 길을 밝힐 수 있을지 며칠째 안부 전화가 없는 것을 보니 별일 없는가 보다 늘 그곳에 그 거리로 그 자세로 등대처럼 서 계시던 아버지.

댓글 0개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