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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쇄원(瀟灑園) 기행

박종영 2024. 11. 03. 오전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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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쇄원(瀟灑園) 기행

 

-박종영-

 

소슬바람이 산자락을 흩고 내려와 
오곡문(五曲門) 담장 아래 맑은 계곡물

연못에 떨어지며 세파에 저린 마음 비우라 한다.
비 갠 하늘 상쾌한 달빛 즐기는

제월당(齊月堂) 한편에 신우대 바람타는

청단풍이 북채를 다듬고,

부귀영화 신선들은 목청 다듬어 소리를 뽐낸다.   


청량한 산바람이 주인을 부르는가

광풍각(光風閣) 추녀가

계곡물에 닿을 듯 드리워지고,
푸른 이끼 돌난간에 가로 놓인 
외나무다리 흔들림이 위태롭다.
양산보(梁山甫)의 넋이 서린

별서정원(別墅庭園) 옆자리

왕대숲 푸른 웃음소리에 연인들이 넘어지고,
눈빛 웃음 아득히 하늘가에 맴돌아
붉게 핀 배롱나무 무색하여 외로 비비 꼬인다.
그림 같은 무등(無等) 벌이 어디인가
구름을 이고 달리는 잔물결이 세파이던가,
별뫼 아래 식영정(息影亭)에 둘러앉아 
성산별곡(星山別曲) 읊조린

송강(松江)은 어디 갔을까?
천년 바람이 황금 노송 껴안고 서럽게 운다.
오늘도 달빛 강으로 빠져드는 
소쇄원(瀟灑園)의 쇠한 바람 소리

무디게 지친 세월을 다독인다.
   
2024. 더운 여름 소쇄원에서

 

 

댓글 6개

박동수 2024. 11. 03. 오후 02:02

소쇄원 다녀 온 지가 수 십 년이 넘어 기억이 거의 없는데 시인님의 글을 읽다 보니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 것 같습니다. 소상한 표현에 다시 읽기도 했습니다. \"소쇄원(瀟灑園)의 쇠한 바람 소리\" 굴곡 많은 세월 다듬어 주길 원합니다.....감사 합니다

문태성 2024. 11. 03. 오후 02:08

박 시인님 덕분에 조선조 제일가는 담양 땅 정원을 감상합니다. 글소리가 날듯, 심신을 쉬게 하는 듯합니다.

박종영 2024. 11. 04. 오전 10:47

소쇄원은 당시로서는 가장 잘 만들어진 한국적 정원이라고 합니다. 양산보가 낙향하여 지은 정원으로 이름이 나 있지요 소쇄원 바로 아래는 광주호가 있어 더욱 좋습니다. 정겨운 말씀 주시어 감사합니다.//

정채균 2024. 11. 04. 오전 10:47

담양 소쇄원 대숲... 아직 가 보지 못 했지만 어서 답사하여 싯귀를 남기고 싶습니다. 그런데 왜 '임금님 귀는 당나귀~'가 생각 날까요^^

박종영 2024. 11. 04. 오전 10:50

소쇄원 대숲에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이 지금쯤은 조금은 쌀쌀할 것 같습니다. 당시의 생각으로 지어낸 정원이라고 보면 으뜸입니다. 작은 글에 함께한 시간 감사드립니다. 건승하십시오.//

박종영 2024. 11. 04. 오전 10:53

소쇄원은 광주시에서 가면 바로 갈 수 있습니다. 구경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지요. 시간 나는 대로 가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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