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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 선 달력 한 장

박종영 2024. 11. 30. 오후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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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 선 달력 한 장


- 박종영-


새해 첫날 달력을 벽에 걸면서도

낯선 숫자가 빤히 쳐다보는 기세에 눌려

새로운 달이 시작되었어도 넘기지 아니하자

바스락대는 종이 소리가 위협적이다.  


날짜를 채워야 의무가 완성되는

달력의 능력으로 흐르는 시간이 불안할 때,

멈춰 선 날짜를 보면서 미안감도 들고 

넘기지 않아도 차곡차곡 쌓이는

삶의 층계를 헐어 낼 재간도 없다. 


흔히 기억할 날짜에 동그라미를 치고  

지난 시간을 되돌려 기억하려는 것은

또 다른 달력을 마음 안에 걸어 놓는 일.


부박한 종이에 박힌 셈본 같은 숫자 앞에서 
가난하게 돌아오는 날이 부끄러워

망설임 하다가 작정하고 멈춰 선

한 장 12월의 달력을 넘기는 이별의 시간,
세월의 술래로 춤추는 광대는 과연 누구인가?


세상의 모든 설렘을 모아 젊음을 노래하던

호기 찬 지난날의 오늘에 서서,

달력 속의 아담한 초가집 한 채가 눈물이다.



댓글 4개

박동수 2024. 12. 01. 오후 07:16

마지막 남은 달력.........쓸쓸함과 회한을 남기는 한 장 그리고 그리움과 죄스러움 또한 새로움을 기다리는 한 장 만 가지의 그림과 사연을 남기는 한 장 올 해도 다 가는 이 한 장에 아름다운 추억과 희망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글 남겨주셔서 감사 합니다. 건강 하시기 바랍니다

박종영 2024. 12. 02. 오전 11:56

세월의 눈을 낮에는 태양이고 밤에는 달이라고 한다면 바람은 만물을 춤추게 하는 즐거운 노래입니다. 그 바람에 덩달아 춤을 추다 보니 어느덧 12월의 마지막 달이 마음을 급하게 합니다. 감사드리며 한 해 마무리 잘하시고 일상에 건강하십시오 시인님.//

정채균 2024. 12. 02. 오후 09:12

월요일, 오늘 출근하여 사무실(처치실) 4 곳의 달력을 뜯어 냈습니다 힘 있게 쫙~ 빳빳한 종이의 비명인지 환호인지 모르지만 무언가 시원한 느낌이었습니다 아쉽지만 2025년 달력을 준비해 두었으니 희망이 있습니다.

박종영 2024. 12. 03. 오전 10:05

한 달을 보내고 새로운 달력을 뜯어낼 때 나는 소리는 세월의 아픔입니다. 너무 빨리 가는 달력 앞에 서면 나도 모르게 2024년 마무리 잘하시고 2025년을 즐겁게 맞이하기 바랍니다. 지나온 날이 반성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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