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

게시물 상세보기

초저녁 눈발이라도

박종영 2024. 12. 10. 오후 12:47
290

 


 

 

 초저녁 눈발이라도 / 박종영



한 해가 한 장 달력의 펄럭임으로 눈물이다.


봄꽃 흙길 밟으며 시작한 한 해

바람 불면 손 흔들어 강산을 환영하고

검은 구름 모이면 시원한 소나기를 마중했다.

 

문명과 명리의 유혹은 호된 마음으로 뿌리쳤고

바람에 부딪히며 아픔을 삭이는 숲속 나무처럼

서로의 등을 의지하며 이겨낸 한 해

그 끝은 이별이 아닌 새로운 출발이었다.


하루 일을 끝내고 집에 가는 길

초저녁 눈발이라도 

빈 주머니를 채워주길 바라는 것은 

소중한 노동을 허비한 궁색한 변명이리라.  


수많은 강산을 넘고 넘어

지치지 않고 찾아오고 또 떠나는 한 해의 끝자락

초라한 나를 일으켜 세우는 절실함을 숨기고,  


오늘같이 눈 내리는 날은

나도 부자가 되는 날 있을 거라고

으스대며 소리쳐 보는 데,

폴폴 내리는 눈발이 하염없이 비웃음이다.

 

 

댓글 6개

문희 2024. 12. 11. 오후 12:32

한 해의 끝에서, 인생의 말년에 생각해 보는 세월은 꿈과 시련의 연속이었습니다. 흰 눈이 내리는 초저녁이라면 추억과 그리움이 더욱 사무칩니다. 그러나 눈발이 눈치 없이 웃고자 한다면 소주 한잔이 그만 아닐까요?

박종영 2024. 12. 11. 오후 01:42

수없이 밀려오고 밀려가는 구름 속으로 시간은 분주하게 흘러가고, 마음 녹이지 못한 생각이 두려운 시간입니다. 세월이야 제 멋대로 간다고 하지만 그걸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가슴이 훈훈하지 못합니다. 빛의 속도로 달려온 한 해, 회한은 남지만 그래도 살아 볼만한 한 해였습니다. 정겨운 글 감사드리며 다가오는 2025에도 더욱 건승 하시고 변함없는 지혜와 배려가 함깨 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존경하는 문희 님.//

박동수 2024. 12. 11. 오후 02:21

눈 발이 하염없이 비웃는 세월 참으로 슬픈 세월입니다.한 장 남은 달력이 새롬을 위한 마지막 인내이라면 얼마나 고귀하고 즐거움일까 그러나 지금은 아닌 것 같네요. 눈물 펄럭이고 넘어가면 무슨 세월이 나올까 꿈을 꾸어 봅니다 감사 합니다. 추위를 잘 견디시고 봄을 마지하시기 바랍니다

정채균 2024. 12. 11. 오후 04:51

잠 자는 사이 눈이 내리고 쌓이기도 합니다만 초저녁 눈발 날리면 내일의 눈 세상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차디찬 눈이지만 포근하고 순결한 착각을 주는 것이 비웃음 같기도 합니다만...

박종영 2024. 12. 13. 오후 12:35

너무 쉽게 지나가는 세월이 밉습니다. 순환하는 절기가 있어야 새로운 꽃을 본다고 하지만 왠지 12월이 되면 후회도 오고 가슴이 먹먹합니다. 정겨운 말씀 감사드리며 건승하십시오 시인님.//

박종영 2024. 12. 13. 오후 12:38

온갖 세상의 허물을 덮어주고 내리는 눈 발을 보면 나도 모르게 내 허물도 덮어주고 내리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그래도 겨울 다운 겨울은 눈이 와야 제격이지요 감사드리며 일상에 건승 하십시오 시인님.//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