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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향리(鄕里)

정채균 2025. 02. 05. 오후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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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향리(鄕里)

 


새벽 군불 지피는 어머니 정성에

식어버린 방구들 달아오르고

오줌 지려 선잠 깬 막내는

함박눈 반겨 대나무 썰매 챙긴다

 


싸리비로 골목길 눈 치우고

뒷동산 언덕배기 모인 개구쟁이들

눈 쌓인 황톳길 다져

비닐 포대 깔고 미끄럼탄다

 


눈쌈하느라 벌겋게 언 작은 손

얼음지치기로 젖은 양말 모닥불 쬐며

고드름 따서 갈증 달랜다

 


겨우내 동구 밖 우뚝 서

마을 지키던 장승은 변함없건만

아스라한 어린 시절 추억은


타향 하늘에 흩날린다.

댓글 6개

박종영 2025. 02. 05. 오후 11:04

고향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노래, 누구나 생명의 본 향인 고향은 잊을 수 없는 터전입니다. 첫눈이 오는 날 봉창문을 스치는 눈 발이 어린 시절에도 낭만으로 다가오는 것을 기억합니다. 추억이 소환되는 즐거운 고향 노래 잘 읽고 갑니다. 건승하십시오.//

박동수 2025. 02. 06. 오후 06:09

옛 정취가 그대로 느껴지는데 지금의 세대의 젊은 이들은 이해하기 힘든 정취일 겁니다...가슴이 싸늘해 지는 추억의 시절입니다. 잘 읽고 갑니다. 건강 하세요 정시인님

문희 2025. 02. 07. 오후 03:02

썰매, 대나무 스키, 스케이트.. 모두 그리운 추억입니다. 추위도 모르고 눈 속에서 즐기던 어린 시절의 풍경입니다. 눈 내리는 향리(鄕里)를 읽으며 그 시절 잘 다녀왔습니다.

정채균 2025. 02. 08. 오전 11:22

봉창문에 조그만 유리조각을 붙여 밖을 볼 수 있게 했었지요 찬바람에 문풍지가 파르르 떨며 겨울 노래 부르고요.

정채균 2025. 02. 08. 오전 11:24

요즘 세대는 도시에서 낳고 자라 고향이란 추억이 없지요 초, 중, 고등학교를 함께 다닌 친구가 죽마고우였고요 아, 자주 가지 못하는 고향이 그립기만 합니다.

정채균 2025. 02. 08. 오전 11:28

대나무 스키, 판자 조각에 철사를 동여맨 썰매... 텃논을 운동장 삼아 짚으로 공을 만들어 축구를 하고 방죽에 얼음조각으로 뗏목 타기도 했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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