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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겨울
선미숙 2025. 03. 06. 오전 04:45
220
선미숙 2025. 03. 06. 오전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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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겨울
선미숙
멀쩡하다가도 눈보라가 친다.
아주 매섭게 몰아친다.
니 아부지 생일 땐 언제나 그려
엄니는 당신의 평탄지 않은 삶을
늘 그렇게 날씨에 빗대어 푸념하셨다.
함께 산 세월 쉰 일곱 해를 채우고
무척 추울 거라는 겨울이 힘을 잃어버린 그 해
아버지는 눈보라 같은 삶을 놓으셨다.
그래도 착하게 사셨으니 가시는 날까지 도와주는 거라고
포근히 내리는 겨울비를 맞으며 사람들은 한 마디씩 건넨다.
쉬는 날이면 저절로 발길이 가는 희망공원
아버지는 영혼의 동무들과 거기 계신다.
그곳은 좋으냐고, 나도 데려가라고,
사진 속 아버지를 보며 한참을 넋두리하고 나오는데
분홍빛 진달래 몇 송이 슬픔 달래듯 눈앞에 어린다.
3월초, 환하게 내리쬐는 햇볕이 말없이 웃는 아버지 얼굴이다.
아직 때가 아닌데 하루가 다르게 잎이 열리는 꽃들!
성급하게 핀 목련은 찬 서리를 이기지 못하고 끝내 까맣게 얼어버렸다.
빛깔 잃은 목련을 보고 벚 꽃은 속 모르게 웃고
사람들은 이른 꽃 잔치에 그저 즐겁다.
아버지를 가슴에 묻은 그 해 겨울은 봄처럼 따스했다.
댓글 1개
박종영
2025. 03. 07. 오후 12:09
그리움과 서러움을 봄 꽃으로 치유되는 시간, 좋은 글에 머물다 갑니다. 건승하십시오.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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