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

게시물 상세보기

대장간에서 / 박얼서

박얼서 2025. 04. 21. 오후 02:53
141

대장간에서 / 박얼서


한여름 유월 한낮과 불길의 투혼

이에 맞서는 장인들


벌겋게 달궈진 쇳덩이들이

포개지고 꼬여지고 비틀려지고 있었다


불호령 치는 망치질에

살얼음 같은 담금질


강한 자존심들이 한몸 한살이 되기 위해

온갖 고통을 견뎌내고 있었다


구슬땀 방울방울 턱 밑에 매달린 채

막바지 열기로 출렁이는데


막 태어난 명검(名劍)한 점

반겨주는 눈빛들이 왠지 낯설지 않다


망치와 모루,


온몸에 박힌 멍자국들

각고로 꽃피운 모성 같은 상처들이다.




댓글 0개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