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
게시물 상세보기
백합
유순예 2025. 07. 15. 오후 07:33
103
유순예 2025. 07. 15. 오후 07:33
103
백합
유순예
기묘한 나의 향기에 끌렸어?
신들이 다녀가는 그 새벽
숨 가쁜 너의 몸짓언어가
심연(深淵)에 든 나의 동면을 깨웠어
모른 척해 달라는
너의 말은 이미 삭제했어
왔던 길 되돌아간
너를 기다리는 순결은 잡것과 음통했어
시든 꽃잎
죽은 향기
쓰레기장에 내다 버렸어
꽉 오므렸던 속내를 쫙 펼쳐 보이다
미쳐버린 건
꽃잎이 아닌 꽃술이야
미친 꽃술보다 먼저 미친 건
케케묵은 꽃대야
황홀했던 순간은 사랑이 아닌 오르가슴이야
변절하기 전에 차이는 게 사랑이야
마음 고쳐먹기 전에 대답해
떠나야 할 때 떠날 줄 아는 꽃가루의 유서를 읽어본 적 있어?
나르키소스에게 거절당하고 메아리가 된 에코의 연서를 알아?
오묘한 너의 향기는 어디다 숨겼어?
댓글 0개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