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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어

사색의향기 2018. 09. 14. 오전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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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사진처럼 긴장한 계단을 내려서면 방지턱,
우측, 또 우측, 같은 방향으로만 감정이 닳고
색다른 언어를 환전해도 타일 닮은 규칙은 고리타분하다

소리들이 삐걱거리는 건
내일이 삐걱거리는 것, 내 일이 삐걱거리는 것
입구 좁은 금기를 지난 안도는 표정 다른 눈빛부터 살핀다

쉽게 옮겨가지 못하는 길은 이가 뻑뻑해
마흔을 꺼내 신은 손잡이가 기울기를 잊고,
해지고 구멍 난 골목은 시차가 달라 조금은 데었고
침몰하고 타버린 어제 이후에도 어제를 느낄 수 있다면,

한 달 분이 무거워,
남겨두었던 청바지 무릎을 빌려와도 멀게만 느껴지는 시간들
꽃을 가꾸는 사람처럼 쪼그려 앉아 뒤지는 날씨엔
빨간 이국의 태양만 들어있다

배웅이라는 말을 기억해?

엽서 속에 있으면서 엽서 밖에는 없는,
갈망에 쌓이는 먼지는 슬픔 같은 옷이다
비 오고 장마 드는 계절의 이곳과 그때 사이, 지금과 거기 사이,

- 최연수, 시 '캐리어'


소소한 물건을 캐리어로 날랐습니다.
마치 먼 여행이라도 가는 것 같은 기분으로, 덜덜거리는 길이 즐거웠습니다.
긴장과 설렘을 가득 접어 넣었던 캐리어,
그곳에 담긴 추억이며 낭만 같은 것들은 꺼내보면 별 것 없어도 큽니다.
살면서 잠깐잠깐 느끼는 것들이 모여 일상이 되고 전부가 되는 것 같습니다.

댓글 17개

이봉철 2018. 09. 14. 오전 08:35

좋은글입니다.

안성훈 2018. 09. 14. 오전 09:11

캐리어를 들고 나간다는 행위 자체가 설레임일 때가 있지요~

국 2018. 09. 14. 오전 09:47

일상생활의 물건 추억이라 될 것도 없는데 쌓이면 케리어 한 개가 두 개가 되고 또 된다.

김산우 2018. 09. 14. 오전 10:00

행복 보따리 = 행복 케리어가 되었네

림 2018. 09. 14. 오전 10:10

좁은 곳 복잡한 곳엔 들고가야 한다. 추억거리 많이 담아라 무겁게 팔이 아프게.......

박종영 2018. 09. 14. 오전 10:26

여행가방에 나를 집어넣고 끌고가는 여행길이 눈에 선합니다. 가는곳 마다 점검을 받고 통과하는 가방이 미안할 때가 있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자영 2018. 09. 14. 오전 10:43

자 간다 케리어 받아라.

윤 2018. 09. 14. 오전 10:45

언제적인가 케리어가 등장했다. 속에 있는것도 밖에 있는것도 전부 다 추억이다.

종 2018. 09. 14. 오전 10:54

시간속에 있는것 같이 동행하고 있다.

김덕식 2018. 09. 14. 오전 10:56

감사합니다..

이인환 2018. 09. 14. 오전 11:31

멋진 詩語에 다시 읽어 봅니다. \"내일이 삐걱거리는 것, 내 일이 삐걱거리는 것\" 띄어쓰기 하나에도 의미가 달라지는 이 언어의 희롱이 시인의 특권인가 합니다.

오세진 2018. 09. 14. 오후 03:16

작은 일 하나 하나 소중하게 ....감사합니다.

김진광 2018. 09. 14. 오후 06:37

떠나고 싶네요

윤희원 2018. 09. 15. 오후 05:25

설레임 속에 캐리어는 여행의 동반자 입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정창훈 2018. 09. 16. 오후 08:55

캐리어 , 다른 이가 준 것이 있어 물건을 담아 보긴 하였으나 여행이나 어디에 달리 쓴 일이 없었네요...

zuro59 2018. 09. 16. 오후 08:57

캐리어를 같고 싶은 맘은 있으나 아직도 제대로 된 걸 마련하진 못하였어요... 언제쯤 어디 갈 곳이 있으면 가지고 다니고 싶긴 하네요...

김산성 2019. 01. 10. 오후 02:07

비 오고 장마 드는 계절의 이곳과 그때 사이, 지금과 거기 사이, 소소한 물건을 캐리어로 날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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