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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뼘소설] 불청객

화성인 2005. 04. 12. 오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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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 아래로 늘어진 사내의 검고 앙상한 손이 약하게 흐늘거렸다.
사내는 새벽녘의 습한 냉기로 인해 조금 떨고 있었다.
적갈색의, 부드럽지만 그리 편안하지는 않은 사내만의 침대는
죽은 듯 들러붙어있는 거머리를 떨쳐내기라도 하려는 듯
쉼없이 들썩거렸다.
4월의 잔인한 빛이 사내의 때에 전 소매를 조금씩 적셔갔다.
희미한 온기에 몸이 녹아감을 느낀 그는 천천히 눈을 떴다.
사내의 집은 역시 불청객들에 의해 잠식당해 있었다.
아직 이른 아침이라 불청객의 수는 많지 않았지만
뻔뻔하게스리 남의 집에 들어온 주제에
입을 벌리고 잠들어있는 꼴이 볼썽 사나웠다.
쫓아내버리고 싶었지만
사내는 관용을 베풀기로 했다.
다시 눈을 감으며 사내는 늘어지게 하품을 했다.
그 순간,
돌아눕는 그의 등 위를 쓸어내리는 부드러운 손길을 느꼈다.
돌아보니 웬 여자가 야릇한 표정을 지으며 서있는게 아닌가.
사내는 여자에게서 낯설지만 따뜻한 감정을 느꼈다.
파란 남방과 청바지를 입은 여자는 비와 쓰레받이를 들고 있었다.
자신의 집안을 청소하고 있는 것이리라.
순간 사내는 여자가 다시 돌아온 제 아내로 보이기 시작했다.
술주정만 일삼는 그를 묵묵히 견뎌줬던 아내,
결국엔 사내만 남겨두고 매몰차게 떠나갔던 아내,
그 아내가 돌아온 것이었다.
-어이구, 자네 이제사 왔는가. 아이고...
사내는 눈물날 듯이 반가워 여자를 얼싸 안았다.
순간,
뻑 하는 충격에 사내는 나동그라졌다.
여자가 빗자루로 사내의 머리며 등짝을 후려치기 시작한 것이었다.
'워메메. 이 아저씨가 어데서 지랄이고, 지랄이!
노숙자면 노숙자답게 구석에서 처박혀 잘 것이지
여가 지 집이가? 의자하나를 떡 차지해갖고 자빠져있구로
곱게 깨워줬더니 전 지랄을 떨고!'

댓글 1개

운영자 2005. 04. 13. 오전 12:00

재미있는 글이군요. 헌데 연민도 느끼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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