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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련과 어머니 *
토요일 봄날 오후 병실 창가에 기대어 밖을 보았다.
'1시간후면 인공 호흡기를 빼겠습니다.'...의사선생님의 말이 귀청을 때리며 마음을 닫게 한다.
나즈막이 서있는 소나무 두그루는 마치 앉음뱅이 인듯 보였다,
흰목련 한 그루가 소나무의 초록빛을 누른채 흰빛 세상을 자랑하며 서 있었다.
화사한 목련 한송이마다 커다란 눈물을 매달고 흰빛속에 또 검은 빛이 어른거렸다.
내곁에 어머님이 아직은 숨을 내쉬며 가슴은 따뜻한데 손과 발은 보랏빛이다.
왜?
어머니의 몸인 보랏빛은 살색빛이 감도는 흰빛으로 만들고 싶고,
목련의 흰빛은 시꺼먼 검정색 마음이 아닌 그대로 화려한 흰빛으로만 보고싶다.
모든 자연의 조화로움속에 이탈을 하고픈 강한 욕구를 애써 누른다.
아, 난 혼잣말로 두런거린다.
나는 많은것을 바라지 않았었습니다.
그냥 꽃 피는 봄 날, 한번쯤 깨어나 내 이름을 한번만 불러주시기만을 소망했습니다.
어느날인 하루, 어머니는 나를 알아보는 모습인양 끄덕여 주었습니다.
지난 토요일,중환자실에 계시던 어머니가 딱 한달을 채우며 떠나셨습니다.
병원의 모습이 한 층에 신생아실이 있고 그 옆자리에 중환자실이 자리를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삶과 죽음의 세상은 하나 인듯 신기하고 진귀했습니다.
병원창가에 보였던 흰 목련 잎 하나가 내 머리 위에 내려 앉은 듯 흰 꽃핀을 꽂고 어머님의 상중을 생각합니다.
새날인 오늘, 떠난 분 그리움을 등뒤에 편하게 얹었습니다.
내가 가진 욕심의 마음들을 다 가져가시기를 소망했습니다.
어머니는 내 말에 답을 하셨습니다.
모든 삶의 호수를 다 뺀 정지상태에서 이틀을 버틴채 강인한 몸매로 따뜻한 가슴을 보여주셨습니다.
차가운 손마디 끝마다 보랏빛 제비꽃이 피어 났습니다.
가슴만이 남겨진 온기로 신호음을 보이며 작게 뛰고 있었습니다.
한참후, 어머니는 모든 욕심주머니를 가벼이 달랑 메고 잰 걸음으로 하늘로 오르셨습니다.
새벽녁 천둥 번개를 지닌 빗소리로 소란스러웠지만 세상먼지가 씻겨 모두 따라 갔습니다.
어떤 환영 하나가 뿌리는 비를 멈추게 하였습니다.
아, 봄날 아침에 다시 띄운 아침 햇살이 보였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두손에 빛을 모으며 황송한 마음으로 자연의 모습에 감사드렸습니다.
이제는 따뜻한 소리들에 귀를 기울인다.
나를 이끌던 사람들의 '감사의 소리'를 천천히 마음에 심는다.
'부모는 땅에 묻고 자식은 가슴에 묻어야 한다.'...누군가의 말을 되뇌인다.
땅에는 작은 풀꽃들이 요동을 치며 피고 있고 가슴은 떨어진 목련 잎보다 남겨진 초록 잎새를 본다.
가슴에 묻고 오래 슬펴하려는 마음이 봄향기를 반긴다.
아,부족한 마음을 풀꽃사이로 조용히 숨기려한다.
인연의 소리들이 감싸 안아주는 따뜻한 손길이 느껴지는 봄 날이다.
내가 앉은 자리를 예쁘게 포장해 주는 지인들은 꽃향을 닮은 눈빛으로 말을 한다.
눈빛따라 새로운 삶의 선장이 함께 하는 세상속으로...
글 / 유 민 자
댓글 1개
마음이 숙연해지는 글입니다. 슬픔을 깨달음으로 승화시키는 유민자님의 힘이 이렇듯 좋은 글을 쓰게 만드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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