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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 앞에 서있는 두사람

최인구 2005. 05. 25. 오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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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 앞에 서있는 두 사람

오늘 아침 거울을 보고 두발상태가 마음에 들지 않아, 미용실에 한 번 들려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점심을 먹고 미용실로 가기 위해 신호등 앞에 섰다. 순간 두 사람이 보인다.

한 사람은 군대 위병소 앞에 초병 근무를 서고 있는 군인처럼 의젓하게 차렷 자세로 사람들을 통제한다.

그 사람의 이름은 '빨간불'

또 다른 한 사람은 씩씩한 발걸음으로 행진하는 모습을 보이며, 사람들을 움직인다.

그 사람의 이름은 '파란불'

정확한 시간 간격을 두고 한번씩 한번씩 임무교대를 하며 교통정리에 열심이다. 절대 꾀를 부리지 않는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두 사람의 통제에 묵묵히 따른다. 약속이 무엇인지 잘 아는 사람들…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난 한 무리가 떼거지로 두 사람의 통제를 무시해 버리고 횡단보다 옆으로 뛰어간다.

눈치 보고 있던 젊은 여인들도 이참이다 싶어 차렷 자세인데 행진을 해버린다. 약속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

하지만 두 사람은 약속을 어긴 심보가 못 땐 이들에게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 미워하지도 않는다.

그냥 잊어버리고 다시 자기 임무에 열중한다. 정말 사람이었다면 한마디쯤 했을 법도 한데… 용서한 것일까?

생명이 없는 기계지만 인간보다 이해심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가끔 심보가 못 땐 짖을 해봤다. 바쁜 일이 있어서 라는 스스로의 변명과 위안을 가지고

내 잘못을 덮어 버리려 했다. 그리고 나는 서있고 다른 사람들이 흰색선을 훨씬 지나 행진 하는 모습을 보면

저런 인간들 때문에 공중도덕이 무너지는 것이냐 하며 비난을 했다. 내 주제도 모르고…

오늘 신호등 앞에서 느낀 점은 이것이다. 빨간불이 들어오면 흔들림 없이 차렷 하겠다고!!! 약속이니깐…


글 / 최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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