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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나무
이동호 2005. 10. 11. 오전 12:00
7874
이동호 2005. 10. 11. 오전 12:00
7874
* 미루나무 *
이동호
어릴 적 초가집 옆에
미루나무 한 그루 있었다
동네에서 가장 큰 나무 위에는
옹기 팔러 떠난 아버지 돌아온다고
아침부터 까치소리 요란했다
여름에는 마당에 그늘을 드리우고
바람에 몸 흔들던 푸른 잎 소리
하지만 어느 해 겨울 아버지는
미루나무는 본래 뿌리가 약해
너무 높이 자라면 집이 위험하다며
미루나무를 잘라 버렸다
그해 겨울 내내 굴뚝에서는
나무 위에서 쉬어가던 구름이
하얀 연기로 피어오르고
나무가 잘려나간 그루터기에선
이명처럼 푸른 잎 소리 들리곤 했다
지금도 고향 생각할 때면
내안에서 우하고 살아나는
미루나무 한 그루
푸르다
댓글 1개
余宣
2005. 10. 12. 오전 12:00
내게서 잘려나간 세월 그루터기에서도 푸른 잎 무성하게 돋아나면 좋겠다. 금방이라도 가슴 한가운데서 우~~하고 미루나무 한 그루 솟아나는 듯하네요. 耳鳴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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