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깻잎인생
깻잎인생
똥 냄새 나는 밭에 홀로 버려진 것이
내가 태어난 출생의 비밀이다.
그 아픔을 딛고 새로 태어나기 위해
따가운 햇살을 피하지 않고 온몸으로
받아야 했던 것이 내가 사는 방법이었다.
어느덧 나의 육신은 무럭무럭 자라나
깻잎이 되어 사람들에게 고소한 향과
찬거리를 제공하는 쓸만한 식물로 취급 받는다.
젊음이 가실 무렵 내 인생에 화려한 깨 꽃을
피우고 세상에 온 흔적을 남기기 위해
씨앗 만드는 작업에 열중한다.
깨 꽃이 지고 나의 인생도 황혼기로 접어 들자
인간들이 가진 것을 다 내놓으라며 모진 타작 매를
치며 내 품에 숨어 있던 참깨를 모조리 털어 간다.
이것이 내가 태어난 업보라 생각하니 차라리 후련하다.
정신을 잃고 다시 눈을 떴을 때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초라한 내 몸둥아리 아궁이 속에서 타박 타박 거리며
붉게 타오르고 기어이 하얀 연기되어 이생에 작별을 고한다.
굴뚝을 빠져 나오는 순간 나의 진정한 출생의 비밀을 알았다.
한 낱 재에 불과하였다는 사실을…
글 / 최인구
댓글 2개
박정순 님! 이렇듯 좋은 글로 화답해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늘 행복하시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최인구님 작가의 요청으로 화답글을 게시판에 직접 올렸습니다. 아름다운 사람들끼리 화답하시는 모습이 너무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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