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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 구운 고등어

최인구 2005. 11. 18. 오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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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 구운 고등어


'한 밤 중에 목이 말라 냉장고 문을 열어보니 ♪ 한 귀퉁이에 고등어가…♬'

오늘 새벽 목이 말라 잠에서 깼다. 물을 벌컥벌컥 들이 마시고 나니 그때 부터 잠이 오지 않았다.
해서 책상에 있는 책 아무거나 골라 펼쳤다. 그리고 끝부분 서른 페이지 정도를 읽고 그러니깐
반칙으로 30분 만에 책 한 권을 읽고... 나는 망치로 머리 한 대를 얻어 맞은 기분이었다.

정확히 10년 전 읽었던 공지영 작가님의 '고등어' 그리고 다시 일주일 전 두 번째 읽었던 '고등어'
그리고 오늘 새벽 끝 부분만 세 번째 읽었던 '고등어' … 완전히 맛이 달랐다
건방진 얘기인지 멍청한 얘기인지 모르겠지만 난 세 번 읽고 나서야 공지영 작가님이 왜 고등어 라는
소설을 썼으며 이 소설의 진정한 줄거리를 가슴으로 머리로 느낄 수 있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써 줘, 형이 지금 쓰고 있는 이긴 사람들 이야기 말고, 잃어 버린 사람들…
하지만 빼앗기지는 않았던 사람들, 그래서 스스로 잃어 버렸던 세대들, 잃어 버리고도 기뻣던
우리들………그때'
---소설의 여주인공이 죽으면서 마지막으로 남자 주인공에게 부탁한 말이다.
다시 한 번 인정하지만 난 멍청하게도 세 번 읽고 나서야 소설의 주인공들이 나누는 대화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작가님도 밝힌 얘기이지만 원래 '고등어' 라는 소설은 탈고 직전에 다 지워버리고
다시 썼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간이 제대로 베인듯 하기도 하고…

나는 오늘 새벽 반성을 했다. 책을 건성으로 읽지 말자. 이제 부터 눈으로 책을 보지 말고 가슴으로
머리로 책을 보자. 두 번 읽고서도 작가가 왜 이 소설을 썼는지도 몰라주는 파렴치한 짓은 하지 말자고…

'한 밤 중에 목이 말라 냉장고 문을 열어보니 ♪ 한 귀퉁이에 고등어가…♬'

댓글 2개

유민자 2005. 11. 18. 오전 12:00

참으로 진귀한 윗트가 섞인 경고장인걸요. 독서의 바른 자세가 배인 최인구님의 작가정신을 읽어요. 반칙으로 행하는 다른 일들까지 '목말라 하는 것들에 정성껏 가슴으로 행해야지'...하는 작은 외침으로 아침을 반깁니다.

최인구 2005. 11. 19. 오전 12:00

안녕하세요? 유민자님! ㅎㅎ경고장은 저에게만 해당되는 것 같습니다.^^* '고등어' 라는 책은 저에게 참 많은 생각과 가르침을 준 책인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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