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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

방정민 2005. 12. 21. 오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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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 쇠



언제인지 알 수 없는 까마득한 오래 전

내 몸에 피가 흐르지 않을 때

나는 내 삶의 열쇠를 잃어버렸다

하나 두울, 아니 셋

방황의 시간이 기억의 공간을 짓누르고

갈 곳을 잃어버린 내가 무서워 소리칠 때

나는 내 기억의 열쇠마저 잃어버렸다

태곳적 시간의 하열이 무서운 속도로 나를 적시고

혼란스러운 한 줄 반의 궤도가 나를 내뱉을 때

기억에 없는 공간에서 수많은 영혼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줄을 서야 하는가, 다른 곳으로 가야 하는가

서서히 내 몸에 다시 피가 흐르기 시작하고

전에 없던 위험스러운 열정이 나를 엄습하면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이끌어진 힘을 주입시켜

그 옛날 허기져서 나왔던 나의 작은 방에 들어가

그 방을 반으로 나누고,

시간도 공간도 없는 인생의 궤도에 올라선다

그러자 잃어버린 내 삶과 기억의 열쇠는

오래 견뎌온 그러나 확신 못하는 生의 구멍에 저를 맞추고 있다



댓글 1개

한철수 2005. 12. 22. 오전 12:00

'기억에 없는 공간에서 수많은 영혼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줄을 서야 하는가, 다른 곳으로 가야 하는가.' 늘 친근하면서 잃어버리기를 자주하는 열쇠...그런것 같습니다. 문운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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