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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을 타고 내리며] 녹색 반팔 아주머니 왈

김봉길 2006. 01. 06. 오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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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반팔 아주머니 왈

반팔을 먼저 입었죠.
춥냐고요?
시원하죠.
누가 나를 먼저 보아주길 기대하는 거
오래된 마음 끝 짜릿함이죠.
누구보다 먼저 벗고 또 입고 움직이려는 건
물론 다른 사람 때문에 그렇죠.
그러나 점차 반복해 그럴 양이면
내 스스로 못 견디곤 한다니까요
호호.
한번 맛 들여 보세요.
다른 사람이 하지 않고 있는 있을 때
먼저 벗고 먼저 입는 거.
산다는 건 이렇게 무엇인가 먼저 하려는 충동 아닐까 해요.
호호.
신문도 먼저 읽고
책도 꽃도 친구도 애인도 먼저 가지고 싶죠.
배운다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것을 먼저 보고 먼저 말하고 싶은 것.
그 충동과 그래서 또 그 희열.
이건 잠자는 거나 밥 먹는 것 같은 본능이라 보여지거든요.
노름이나 마약 술병 등을 움켜쥐는 것이
이 충동을 자주 빠르게 주는 듯해 놓지 못하는 거 아닐까요?
물론 그 충동이 두려워 꼭 움켜쥐고 도망기도 하지만 말이죠.
유행이란 서로 먼저 안심시키고 위안 받으려 만든 거라 보여져요.
역사도 보이는 것만 달랐지 그 방법이나 순서는 달라진 게 없죠.
지금 나 자신을 확인하는 일이란
결국 자신과 자신이 아닌 것과의 등호 위에 앉아
왼손 오른손 바꾸어가며
자신을 만지고 때리고 달래고 껴안고 하는 것 아닐까요?
호호.
역사는 발달되는 것이 아니라 되풀이 되는 것처럼 말이죠.
시원해요.
이렇게 반팔 먼저 입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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