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

게시물 상세보기

폭설

임문석 2006. 01. 13. 오전 12:00
6903

폭설/임문석
 
 설 국의 풍경에 갇혀서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희끗희끗 보이던 사람이
거뭇거뭇 보이는 세상.
하루아침에
천재지변이 일어나 버렸구나.

영하의 날씨가 웅크리게 하고
이성을 그립게 한다.
미색은 아무렴 어때
안겨만 와도 훈훈할 것만 같고
옷깃만 스쳐도 야릇해
그냥 사랑에 끌려들리라.
 
곱 슬진 머리에 곱게 단장한
깔끔한 모습보단
강렬한 흰 빛에
부스스 깨어난 헝클어진 머리
잠옷에 졸린듯한 모습이
마음을 데울 것 같은 날
기온은 표면의 온도요
이성은 마음의 온도 인가보다.
 
새하얀 추위엔
모닥불 같은 사랑이 그리워지는 것은
나만은 아닐 거야.
참아 오던 마음을 고백하면
분명 승낙해줄 터인데.
아직도 조마조마 맘을 조이는 것은
윤리 도덕이 갖추어진
마음 여린 수줍음이지
이까짓 폭설에
입이 얼어붙은 건 분명 아닐 거야.
2006,1,9.

댓글 0개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