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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 없는 섬
방정민 2006. 01. 24. 오전 12:00
7542
방정민 2006. 01. 24. 오전 12:00
7542
지도에 없는 섬
비만 오면 떠내려 오는 섬이 있다
푸른 물, 푸른 하늘, 푸른 잡초들이 어우러져
푸른 것들로 가득 찬 섬, 그러나 고요하다
아무도 살지 않는, 태초 이래 누구도 침범하지 않은 섬,
그 섬 안으로 나는 두려움을 들여놓았다
빗물이 섬에 고이고, 섬이 숨을 쉴 때마다
나의 갈망은 더욱 쓰라려오고
나의 방황은 점점 깊어져갔다
무엇을 찾는 지, 왜 아파하는 지
섬에 갇히고도 끝내 두려움을 떨쳐내지 못한 채
나는 섬을 헤엄쳐 빠져나왔다
맑은 날엔 보이지 않는 비만 먹고 사는 섬
그 안에선 여전히 푸른 것들이 나를 유혹하고
아닌 줄 알면서, 내 영혼을 비웃는 줄 알면서
나는 끝없이 그 섬을 찾아 헤맨다
내 마음에 비가 오고 존재의 눈물이 온 몸에 스며들 때
지도에 없는 섬, 가혹한 푸른 생명의 섬으로
나는 남은 내 삶의 운명을 다시 적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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