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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내게 이별을 약속할 때

박종영 2006. 02. 28. 오후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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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내게 이별을 약속할 때
삶이 희망을 잃었을 때 간간이
지나가는 길에 홀로 서 있는 겨울나무를 보자.
그 찬란한 꽃과 푸른 잎
소담한 열매 다 버리고
찬바람 버티고 선 저 의젓한 알몸의
꿋꿋한 입술의 꽃눈을 만져보자.
우리가 흥청거리며
시절의 기약을 설렘하고 있을 때도
쉼 없이 봄 우물을 끌어올리는 뿌리의 거친 숨소리,
살며시 낮게 귀 기울여 들어보면
그거 빛보다 더 눈부신 나무의 미소가 아니던가
느린 걸음의 인생을 위하여
교훈처럼 움트는 어린 눈의 걸음걸이가
겨울 산울 올라가는 이웃들의 푸른 길 위에
한 가닥 길잡이로 안겨오는 새싹 이거늘,
아직 풍성하게 남은 시간은
그리움으로 약속하는 이별이 손짓할 시간,
그녀가 빙긋이 말을 걸어올 때처럼
붕붕 뜨는 가슴을 만져보자.
글/박종영

댓글 1개

^^ 2006. 03. 04. 오후 10:30

좋은 글이네요. ohcleankorea.com으로 퍼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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