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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박종영 2006. 06. 13. 오후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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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먼지가 웅성거리며 새로운 길을 넓힌다
자기네 끼리 뭉치기 시작한다
미세한 알갱이와 조금은 굵고 길쭉하며
단단한 것들이 서로 부딪치며 융합의 틀을 짠다
그때마다 뽀얀 구름이 일어선다
거리를 지나는 발걸음이 바람을 일으킬 때마다
속속들이 숨어 파고드는 미세한 율동
옷자락이나 바짓가랑이에 함부로 붙어
달콤한 몸냄새 인자한 가슴의 소리 들으며 흥겹다
재수 좋은 날은,
반짝이는 보석 반지에 얹혀
고급식탁 맛나는 먹을거리로 배를 채우고 나면
황홀한 불빛 아래 한판 춤으로
질긴 하루를 넘기기도 하고 비가 오는 날은
반짝거리는 구두코에 슬며시 달라붙어
떠가는 물결의 모험 가볍게 흘러가
강물에 떨어지는 입자로 서럽게 침잠한다
그때마다 퇴적되는 바닷속의 언덕 그 위에
눈과 귀 그리고 숨 쉬는 가슴을 갖고 싶어
기어이 솟아오르는 초록빛 섬 한 개
햇빛 한 줄기 작은 흐느낌을 가둔다

글/박종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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