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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빨과 구름

김봉길 2006. 10. 31. 오전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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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빨과 구름
이빨 하나 뺐다.
오래 왼쪽 위에 버팅겨 서서 제 목소리를 내던 녀석이었다.
이빨 하나 빼기까지 아픈 조각들 길거리에다 몇몇 개 몇 년 굴렸다.
굴리다가 더 이상 굴러가지 않았던 날이 지난다.
애오개 중턱 30년 넘게 그 뉘들 아픔을 달래주던 의사 말이 새삼 새롭다.
'이거 아까운데...'
어린 꿈 아스라이 전설인가 지붕 향해 던지던 이빨.
혹여 여기 있을까 하여 자욱이 지어보는 슬몃 웃음이다.
멀리 아픈 조각들을 찾아 밟으며 하늘을 본다.
구름이 떴다.
또 처음 보는 구름에 어떤 이름으로 정을 붙일까.
정이라니, 어찌 구름에게만 주랴.
또 어찌 오늘 이빨에게만 정 듬뿍 담아 만질리야.
보이는 모두 다정스레 손잡아 웃어야 하는 것을.

누구 만날 때마다 정 하나 주는 일, 이 얼마나 즐거운가.

내게서 정 하나 떼어내는 일, 또 그 얼마나 아픈 일인가.
태어날 때부터 정은 이미 만들어져 있는 것.
기쁜 정이거나 아픈 정이거나 키워가는 것.
조금씩 덧붙이다가 어느새 아픈 정만 남아 춤추는 것.
그렇게 막춤 추다가 제 정 모두 아픔이라며 가슴에 품고 사라지는 것.
사라지기 전에 아픈 정만 빼고 정이란 정 모두 나누어 주어야 하는 것.

情.
다른 이빨 빼기 전에 기쁜 정만 만나는 사람마다 나누어 줄 일이다.
나에게 있어 산다는 것은 기쁜 정 하나 둘 나누는 일이어야 할 테니. 
이빨 닦는 시간이 줄어들 거라는 생각을 하다가 실소하다.
웬걸, 더 시간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
위 아래 1개씩 남더라도 닦는 시간은 같을 거라는 생각을 하다 또 실소 하다.
오래 한쪽을 지키며 제 기쁜 소리는 어떤지 듣고 싶어 하던 녀석 뚝 뺀 날.
그래도 나는 네 것이었다던 녀석 따라 훨훨 가던 구름 이름 짓던 날이었다.

댓글 1개

최선옥 2006. 10. 31. 오전 09:34

산다는 것은 기쁜 정 하나 둘 나누는 일. 이를 빼던 날, 떠나가는 이처럼 훨훨 가던 구름 이름 짓던 날... 참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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