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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神)의 흔적

박종영 2006. 10. 28. 오전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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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神)의 흔적
매년 오월 하순
음력으로 사월 스므닷새날
그날 아침은 내 생일날이고
저녁에는 아버지 제삿날이다
아버지 가신지 어언
햇수로 삼십오년 전, 봄비가 촉촉이 내리던 날
황토빛 그윽한 유택을 지어 드린후
강산에 피는 꽃이
수십 번 몸살을 앓은 것이다
그때의 눈물이 한 가닥 실낱같이
엄한 빛으로 사라지고 있어 슬프다
저녁에는 아버지 제상 차리려니
생일상은 초라하고 생기가 없게 마련이다
기제(祈祭)하는 늦은 밤
서늘한 도포자락 펄럭이며
저승의 하늘을 건너오시는 아버지,
오래된 목소리 들으며
잔(盞)가득 눈물을 따른다
그사이 탐스런 과일을 고스란히
비워가고 있었으니,
신(神)의 흔적도
그토록 그리운
이승의 맛을 훔친 것인가 보다
글/박종영

댓글 5개

최영재 2006. 10. 30. 오전 03:44

육남매중에 나를 특히 사랑하셨던 아버지. 가시고 세번째 기일도 며칠이 지났다. 문득 문득 가슴을 치받듯이 몰려오는 그리움. 주신 사랑이 너무 커서, 또 늘 곁에 계시리라고,언제든 기다려 주시리라고.... 어느 한가지 후회아닌것 없고. 돌아가실 무렵 심한 우울증으로 괴로우셨다는데 알아채지 못하고. 얼마나 그 분을 사랑하는지도 깨닫지 못해. 가을만 되면 울컥 목울대가 아프다.

박정은 2006. 10. 30. 오전 11:04

매년 이 날을 맞을 때ㅑ마다, 가슴이 뻐근하게 울컥대시겠어요. 제게도 그 막막함이 전해져 옵니다.

유민자 2006. 10. 30. 오후 05:03

오래된 목소리속에서 신의 흔적을 봅니다. 느낌으로 오는 한 날 하루치의 몫, 하루 오늘 그때 그 시간. 저는 요즈음 뒤늦은 학생신분으로,<문학과 신화>강의에 귀를 세웁니다. 문학의 뿌리인 신화 그리고 문학의 귀재인 시인의 목소리. 저는 귀를 기울려 시인 박종영님을 흉내를 내고픈 글의 목소리, 감사한 흔적을 느끼고 봅니다.

한철수 2006. 11. 01. 오전 10:30

두 촛불의 의미...산 자와 죽은 이의....교차되는 하루의 하루가 늘 그렇습니다.

이옥경 2006. 12. 03. 오전 04:08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고 아담을 만드신후 그의 독처가 안쓰러워 하와를 만드사 그들이 결합하여 가인과 아벨을 낳았고 가인은 에녹을 낳았고 에녹은 이랏을 낳았고.... 우리 부모님이 나를 낳으시고 나는 우리 아이들을 낳았고...우리 아이들은....이렇듯 신의 흔적은 무성한데.. 저또한 제생일날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슬픔을 안고삽니다. 십년전이었지요. 그날 이후로 기일은 애써 지켜지는데 환청인듯 오래된 목소리가 이제는 아련해지네요 인생의 무상함이 세월의 흔적에 묻혀 그렇게 느껴지고 또 잊혀져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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