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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슬쩍

박종영 2006. 11. 13. 오후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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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슬쩍
가을바람 한 줌 스적스적 밀려와
살짝이 옆구리를 건드린다
고것 참 상큼해서 한 모금 들이마시니
청무우 먹고 뒤틀린 뱃속이 환하게 뚫린다
담 넘어 이웃집 노랗게 익은 감이 주렁주렁 실눈을 달고
서늘바람에 흔들리며 살며시
그 집 초경 치른 소녀의 붉은 귓불에 입맞춤이다
바람도 바람 나름이지
가지끝에 매달려 저희 끼리 웃으며 속닥거리게 하다니,
올라가 한 개 따서 와삭와삭 먹고 싶기도 하고
아서라 참으려니 풋감 익을 때 처럼
군침이 질질 흘려서 가슴이 먹먹하다
이럴 때 건넛 마을 순단이나 찾아와
은근슬쩍 옆구리 찌르며
산 동백 아늑한 숲에서 눈빛 맞추자고
실실 웃어주면 오죽이나 좋을까?
가을은 꽝꽝하게 익어가는데.
글/박종영

댓글 2개

은비녀 2006. 11. 14. 오후 08:26

참으로 순박한 듯한 이름 순단이는 누구를 의미하는것일까요 바람결에 은근슬쩍 물어 보고 싶어지는걸요.

신필상 2006. 11. 16. 오후 05:53

오랬만에 인사 드립니다. 좋은글 쓰십니다. 하루 신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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