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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주머니

박종영 2007. 01. 31. 오후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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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주머니

동짓달 해거름
산다화도 조금은 추위를 탄다
오소소 떨리는 시간에
부러진 햇살이 빈 주머니를 찾아와 촐랑댄다

이것들이 차가운 바람을 피해 숨어들었을까
괜한 심술이 발동하여
팽팽하게 목줄기를 조이며 당기자
바동거리며 할딱이는 숨소리
토닥토닥 불길이 솟을 것 같다

안쓰러워 조인 손을 살며시 풀어주자
아뿔싸, 헐렁한 주머니 옆구리를 트고 달아난다
그로부터 조금 지나
아주 차가운 내 빈 주머니의 배고픔이
가볍게 경련이다
덩달아 마음도 차갑게 흔들린다

빛의 유희를 훼방놓는 
미묘한 심술에도 배신을 안기는 부서진 햇살,
자연의 순리도 바르게 다스려야
공생 되는 의미를 배운다

다만 빈 주머니가
따스하게 채워질 때는 어김없이
사계절의 빛을 손에 거머쥐는 것이다


글/박종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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