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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박종영 2007. 02. 04. 오후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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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길은 여인의 가르마처럼 아름답다
그토록 환한 길이 배웅하는 웃음은
출행의 희망이 되기도 한다
바람 부는 날은 옷자락 펄럭이며 길을 나선다
첫발을 내 디디면 바로 거리낌 없이
동행이 되어주는 무수한 발걸음소리
외로운 길은 갖가지 유혹으로 손을 내민다 
편편한 길 위에 깔려있는 웃음은
언제나 다정한 세월로 놓이고, 가는 곳마다
길가의 꽃들은 아주 은밀하게 요염의 밤을 피워낸다
오늘은 작정하고 길이 알고 있는 수많은 사연을 듣는다
누구누구의 사랑과, 아무개의 이별과, 어떤 가난뱅이의 죽음과,
첫사랑에 실패한 이웃집 순단이의 서러운 마음도 듣는다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끝날에 나는,
나를 길 위에 동행시키며 길에게 물었다
언제쯤 길의 끝이 멈추고 무거운 여장을 풀 수 있는지,
그렇게 이별의 서두를 꺼내었을 때,
발밑에 길이 누우며 아쉬운 시간으로 울먹인다
그거 기어이 동행을 고집하는, 
아주 환하게 뚫린 길의 눈물로 강이 된다


글/박종영

댓글 1개

이옥경 2007. 02. 09. 오후 05:34

내가 가는 길에 동행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누군가 가는 길에 동행을 해도 좋겠습니다. 내 얘기를 해도 좋고 그 분의 사연도 좋습니다. 다만 한바탕 풀어 헤친 얘기를 바람이 전해주고 길이 기억해주어 동행자는 그저 미소만 함께여도 좋겠습니다. 뒤돌아 보는 길...너무도 정겨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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