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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다 디스코걸의 편지

김봉길 2007. 04. 23. 오전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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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다 디스코걸의 편지


숨 한모금만 더 마셨더라면   
아저씨 같은 아버지께라고
눈물 하나 숨기고 썼으련만
사랑과 사람의 차이가
눈 뜨거울까 숨결 때문에
아버지 같은 아저씨께라며
오늘 흘린 눈물 훔치려니
이것도 말 많은 엇말인가요
감추고 싶어요
어제 아팠던 작은 것들을
깨끗이 나을 수도
더러는 덜 아플 수도
아픔이야 참을 수 있지만
보여 드릴 수는 없어요
지금 아버지 같은 아저씨께
그래도 살아 있다는 것은
아픈 곳을 감추는 연습이라며
하늘 바라 웃으라 하실테니
그러나, 아니 그러나
내 아저씨 같은 아버지께
백합 모양 아문 상처를
내일이면 다시 터지겠지만
꼭 아저씨 같은 아버지께는
눈물 하나 겨우 숨겨
뒤돌아 보여드릴 수 밖에요
이것이 아버지 상처였느냐고
꾹꾹 눈물 없이 참다가
아하, 죽다가 생긴 상처냐고
삼십년이 지나 지나
그 아빠 같은 아저씨께
한번은 물어보아야 하니까   

댓글 4개

포아풀 2007. 04. 23. 오후 09:55

글 속 깊은 뜻이야 다 이해할 수 없지만 삶의 애환이 묻어나네요. 아버지 같은 아저씨에게 조금 내비친 한숨과 하소연을 아저씨 같은 아버지에게는 감추고 싶은, 아버지에게 눈물을 보이고 싶지 않은 어느 아가씨의 애환. 제가 해석을 잘 한건지..

麟香 2007. 04. 25. 오후 12:11

아가씨와 아저씨 그리고 아버지 묘한 관계의 미학

이호서 2007. 04. 26. 오전 12:32

죄송!! 정말 그렇게 아프오? 아저씨나 아버지나~ 모두 다 같은 남자 아니오? 당신이, 아님, 여자가 너무 깊은 사랑을 하는건 아닌지요?

김봉길 2007. 04. 26. 오전 09:27

15년전, 대전 KIST에 있을 때였다. 대전 문인 중 의사인 손기섭 시인이 시집 2권을 보내온 적이 있었다. 그중 어머니 주제의 작픔들이 무척 가슴을 울렸었다. 필자의 아버지는 당시 병마에 돌아가시기 직전이었고, 당신이 행한 가정불화가 필자의 가슴에 큰 상처로 남아 변변치 못한 용돈으로나마 불효도 효도도 구분 못하는 어정쩡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필자의 아버지는 돌아가신지 15년 가까이 되었으나, 불효에 대한 안타까움만 조금 커진 조금은 아문 기억으로 존재하고 있다. 위 시는 그때 손기섭 시인에게 시집을 보내준 고마움의 마음과 당시 심정을 담아 보낸 편지 중에 삽입된 것이다. 이 편지를 보낸 지 3개월 정도 있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셨었다. 당시, 필자는 손기섭 시인을 아저씨로 부르고 싶었던 모양이다. 어쩌면 아버지와 아저씨를 구분하고 싶지 않은 아저씨로. 직장 초기에 직장동료나 친구들과 어울려 디스코텍에 갔던 기억이 있었다. '가나다 디스코걸'도 어머니나 아버지에 관한 필자와 비슷한 기억이 있으리라는 상상을 했었다. 아마도 그녀가 편지를 썼다면, 아저씨 같은 아버지에게 썼다면, 혹시 위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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