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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파일
등 떠미는 직장을 나선 지 삼 년
일상에 걸려 넘어지기 일쑤여서
애써 산을 찾아도
그 사내 한 줌 햇살에도 걸려 넘어지더라는군
그날도 그를 벼랑으로 몰던 이들을
질기게 씹으며 내려오는데
비구니 한 분 올라오더라는 거지
하, 고운 얼굴이 꽃 같아서
하얀 목이 꽃 대궁 같아서
어린 나무들 다투어 키를 세우고
숨죽인 고요가 일순간 환해지더라는군
목례로 스치는 그녀를 눈이 바쁘게 쫓는데
솨아 바람소리 적막을 찢더라는 거지
올려다보니 하하, 그를 내몰던 이들 우듬지에 매달려
벌벌 떨고 있더라는군
생의 교차로,
모난 마음 덜어내 둥글고 단단해지는 것 아니겠느냐고
비구니의 바랑에서 흘러내린 말씀 흐르는 계곡 따라
하산을 서두르는 길
노을 처연히 바스러지더라는 군
붉은 꽃잎 같은
댓글 9개
비바람 부는 초파일, 가슴으로 이 시를 읽습니다. 부처님 자비의 도움도 받아 각자 인연된 사람들이 좀 더 행복하고 너그러워 지길 기원해 봅니다. 초파일 축하드립니다.
부처님 오신 날이어서 그런지 울림이 더 깊네요. 이 시, 제가 마담으로 있는 카페에 퍼날라도 되겠지요? ^^
시인 박목월생선님은 아들 생일날만되면 밥안에 삶은 계란을 넣어두었다닙다 어린시절은 몰라는데 세월이 지나다보니 나이가 들다보니 아버님의 깊은 뜻을 알겠되었다닙다 삶은 계란처럼 세상을 둥글게 살아라고 모난 마음덜고 둥글게 살아라고 포아풀님의 시를 읽다가 문득 그분의 말씀이 생각이나서 횡설수설 적어봤습니다 부처님 말씀중에 강을 건너면 뗏목이 필요없다고 하셨는데 저는 아직도 뗏목을 붙들고 있네요 참으로 한심하죠, 저가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비가 몹시 내렸습니다. 젊은 분들이야 괜찮지만 우중에 노인 분들께서 (유난히 할머님들이 많으시더군요.) 조금은 불편하셨을 것 같아요. 저는 어느 특정종교를 강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어떤 종교를 택하든 그 본성은 대동소이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제가 옳은지는 모르지만 제 의견은 그렇습니다. 작은 연꽃등 두 개를 얻어 들고 왔습니다. 비록 나이롱 신자(이런 말 쓰면 안되지요?)지만 마음은 즐거웠습니다. 위의 시는 몇 년 전 산에 푹 빠져 다닐 때의 어느 분의 얘기를 소재로 써본 것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나름대로 상상의 옷을 입혔지요. 지금쯤 그 주인공 직장은 새로 얻으셨는지 궁금해집니다. 과묵함 속 마음으로 늘 배려를 아끼지 않으시는 김경식 시인님, 멋진 사진과 후기로, 그리고 영화카페 주인장으로 수고하시는 만능재주꾼 지유석님, 모습을 뵙지는 않았어도 늘 진실된 마음으로 좋은 말씀 주시는 손일갑님, 저도 아직 뗏목에서 손가락 하나도 뗄 수가 없습니다. 귀한 답글 고맙습니다.
우리가 중생으로 태어나 일상에 많은 인연중에는 악연이 아닌 그저 스치는 찰나의 순간에도 지나고 나면 불가에서 말하는 順緣으로 느껴지는 인연도 참으로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일상을 살아가며 무엇이고 소홀할 수 없다는 뜻이지요/즉 옷깃만 스쳐도 인연인게지요 포아풀님의 스친 인연은 분명코 이생이 아닌,윤회적인 또다른 고운마음의 귀한 인연이였으리라 생각합니다 성불하세요...고맙습니다
무거운 돌을 가슴에 이고 지고 내려놓지 못하는 한 여인이 있습니다. 비오는 날에도 한가닥 희망을 안고 우중을 걱정하는 나에게 그곳은 편하게 가는 길이 아니라며 오히려 조금이라도 힘들게 가야 마음이 편할 것이라며 기어이 떠났습니다. 그녀를 벼랑끝으로 몰던 그 사연이, 질긴 거머리 같이 붙어 다니는 그 멍에가 그래서 그녀를 항상 숨죽이게 하는 그녀의 삶이 세찬 빗줄기에 씻기어지고, 숨쉴수 있는 그곳에다 훌훌 털어버려서 이제는 그만 그녀의 얼굴처럼 둥글게 환하게 웃는 삶이 되었으면 합니다.
항상 ... 좋군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것, 그 옷깃이 동정 깃을 말한다는 거, 그러니 인연을 만들기가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지만 이왕 맺어진 인연이라면 악연이 아닌 좋은 인연으로 맺어가야지요. 그를 벼랑으로 내몰던 이들도 어쩌면 마음과는 다르게 그랬을지도 모릅니다. 결국 자신들도 같은 처지가 되리란 걸 예측도 못하면서.. 이 글 속 주인공의 가슴 쓰림도 지금쯤은 많이 삭혀졌겠지요. 그날 본 비구니의 모습은 여태껏 본 비구니 중 가장 곱고 예쁘더라고 하더군요. 너무 젊어서, 너무 고와서 조금은 서러움의 감정이 묻어나지 않았을까요. 우중에 만류도 뿌리치고 떠난 그 여인, 제가 아는 그 누구일 수도 있고 어느 세속의 길을 벗어난 누구일 수도 있는 사람... 그 고운 마음의 전달이 그 여인의 가슴 중앙에 박혀 둥근 뺨에 눈물 한 자락 흘러내렸을지도... 항상.. 좋다는 긍정의 표현 하나 만으로도 깊은 마음이 전달됩니다. 짧음 속 깊은 울림인가요. 강봉환님, 주몽의 활님, 이옥경님, 한민님 고맙습니다.
글이라는 것이, 특히 시는 그 시를 쓰게 된 동기를 알면 시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지요. 김정흠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씀처럼 늘 넉넉하고 아름다운 마음으로 그렇게 살아가야겠지요. 쉽지는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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