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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酒哀歌

김봉길 2007. 06. 17. 오후 06:59
3905

獨酒哀歌


참 모를 일이다
술 한 잔 두고
또한 
할 말이라니

할 말이라니

엎어지면 모두
흘러 가버린다니
그 모두
나의 것들이라니
모를 일이다

가슴 머리 입술

이저리 뒤집어 봐도
술인가
눈물인가
쓸모가 없다니
누구나 뻔히 아는
그래서
창피한 것 없다니
참 모를 일이다

썩은 곳

패인 곳
어디 한 곳 뿐이랴
하, 그래도
몸부림도 고함도
반 걸음 옆에 두고
남의 것인 양
잊으려 하다니
얄밉도록
머리카락에만 탓하다니
모를 일이다

참 모를 일이다

나의 사람이여
애써 가까이 하다니
술잔 기울일 때
더욱 또렷해지다니
어떤 말 어떤 몸짓도
저 홀로 기울어져
보시라 울고 있다니
참 모를 일이다
미안하다는 건
그대에겐 슬픈 일이라니

땅 깊이 숨어도
더 깊이 숨고 숨어
사라지게 보고 싶은 건
내게서 네게로
또
네게서 내게로
오락가락 하는 것들
내 것으로 못하고
너에게 머물지 못하고
그 사이 흐르는 눈물에
빠져버리기 때문

그만 두어야 하는가

나의 것이라며
가질 수 없는 말들을
누구에게든 지껄이는
술인가
시간인가 
엎지르고 엎지르는 일
또 
그만 두어야 하는가

하찮은 미움

쓰러진 몸 던져놓고
그런 다음
만져보느니
뉘 아픈 눈물이여
느릿느릿 쓰다듬어
만져보다니 모를 일이다
문득
이내 술잔이라니
그것 참 모를 일이다
언제 다시 어디서
이렇듯
구름이여 보리라니
참 모를 일이다

댓글 1개

포아풀 2007. 06. 18. 오전 10:06

“가슴 머리 입술 이저리 뒤집어 봐도 술인가 눈물인가” 홀로 술잔을 기울이자니 이런저런 생각이 밀려드셨군요. 술인가 눈물인가, 술인가 시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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