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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의 여름, 나른한 오후

미카 2007. 06. 18. 오후 05:09
4044


달팽이의 여름, 나른한 오후
한여름 나른한 오후
달팽이 한 마리 풀섶에서
목마름에 잠시 나들이 나섰다.
집을 완전히 때우지 못함은
두려움인양
한 발 걸쳐 고개만 길게 빼물음은
부끄러움인양
엉금엉금 기웃거리고 있다.

작은 돌 하나 커다란 바위인양
옆으로 옆으로 휘돌고
조그만 나뭇가지 커다란 고목인양
밑으로 밑으로 기어오른다.

조그만 언덕배기 오르다 오르다
그만 제 몸 못이겨 뒤로 구르다
제풀에 놀라 숨어버렸다.
길게 빼물던 고개를 수줍은 듯
꼭 꼭 숨어버렸다.

따가운 햇살이 서산을 넘고
풀섶에 달빛이 드리우면
조용히 이슬방울 내려앉아
풀벌레 같이 노래하고
달팽이 다시 한 발 걸쳐 고개만 빼꼼이
나들이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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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지쳤을 때, 느리게 사는 것에 대해 생각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댓글 1개

포아풀 2007. 06. 18. 오후 09:44

변변한 집 한 칸 마련하기 어디 쉬운 일인가요. 고래등 같지는 않아도 어엿한 집 한 채 짊어지고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는 달팽이.. 무에 그리 바쁘더냐고 우리에게 묻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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