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

게시물 상세보기

어둠을 묶어야 별이 뜬다

별 2007. 06. 29. 오전 04:46
3988


어둠을 묶어야 별이 뜬다


임 영석


거미는 밤마다 어둠을 끌어다가
나뭇가지에 묶는다 하루 이틀
묶어 본  솜씨가 아니다 수천년 동안
그렇게 어둠을 묶어 놓겠다고
거미줄을 풀어 나뭇가지에  묶는다
어둠이 무게를 이기지 못해 나무가지가 휘어져도
그 휘어진 나뭇가지에  어둠을 또 묶는다
묶인 어둠 속에서 별들이 떠오른다
거미가 어둠을 꽁꽁 묶어 놓아야
그 어둠 속으로 별들이 떠오르는 것이였다
거미가 수천년 동안 어둠을 묶어 온 사연 만큼
나뭇가지가 남쪽으로 늘어져 있는 사연이
궁금해졌다 무엇일가 생각해 보니
따뜻한 남쪽으로 별들이 떠오르게
너무 많은 어둠을 남쪽으로만 묶었던
거미의 습관 때문에 나무도 남쪽으로만
나뭇가지를 키워 왔는가 보다  이젠 모든 것들이
혼자서도 어둠을 묶어 놓을 수 있는 것은
수천년 동안 거미가 가르친
어둠을 묶는 법을 터득했기 때문이리라
거미는 어둠을 묶어야 별이 뜨는 것을
가장 먼져 알고 있었나 보다

댓글 2개

포아풀 2007. 06. 29. 오후 12:36

거미가 거미줄로 어둠을 꽁꽁 묶었다는 그 상상이 기발합니다. 어찌 그런 생각을 다 하셨는지요. 상상만큼 즐거운 것이 있으려구요. 기발함이 돋보이시네요.

이옥경 2007. 06. 29. 오후 10:37

어느 글에서 보았던가요...별은 그 자체가 빛이 없다네요.. 먼곳의 어느 빛이 반사되어 빛나는 것이라던데... 거미줄로 어둠을 꽁꽁 묶어서 별이 빛난다는 것 또 하나 알았네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