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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책 길
미카 2007. 07. 07. 오후 05:37
3598
미카 2007. 07. 07. 오후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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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책 길
이른 새벽 어스름 안개낀 골목길
상큼한 찬 공기가
머릿속까지 싸-아 하다
모퉁이를 돌아 큰길 나서니
우유배달 오토바이 리어카가
유난히 터덜 거리며
급하게 새벽공기 가르고
저만치 언덕배기 정류장엔
벌써 서너명 첫 버스 기다리며
이른 아침을 연다
나의 어제를 본다
바쁠 것 없는 산책길
큰길건너 길옆 조그만 텃밭에
삐쭉 호박꽃 고개 내밀어
순박한 시골 여인네 웃음 흘리고
그옆 멀대같이 키만큰 옥수수대
지나는 바람과 싱겁게 거들먹 거리고 섰다
산자락 오솔길
멀리서 산새 한 마리 구구구
목에 가래 끓는 소리로 숲을 깨우고
청솔모 눈비비며
팔 구 남매 조반상 마련에
상수리나무 주위를
바쁘게 오르락 거리고
짧은 인생의 덧없음을 논하던 이슬이
바지가랭이를 붙들고
오솔길 중턱의 조그만 무덤 앞에 세운다.
무덤가로 무리지어진 망초꽃 무리가
하얀 웃음 흘리며 망자를 위로하는데
한줌 흙이 되었을 망자는
어떤 삶을 살고 갔을까
바쁠 것 없는 산책길
남은길은 그리 멀지 않아 천천히 걸으며
걷혀가는 안개를
새벽 맑은 미소로 보낸다.
댓글 1개
포아풀
2007. 07. 08. 오전 02:21
아름다운 산책길이네요. 자연과 함께 한다는 것은 늘 풍성한 무엇을 전해받는 것 같네요. 그 산책길에 제 마음도 동행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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