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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야망 1부 회상 만남
민채에게 새벽은 모든 게 좋았다.
상큼한 공기와 태양보다 먼저 세상을 밟고 지나는 느낌이 특히 좋았다.
민채는 이른 새벽에 일어나서 운동화 끈을 조여 매었다. 그는 대문을 나서면서 힘껏 새벽공기를 들이 마시고 심호흡을 했다. 밤새 조용히 가라앉아 아무도 건드리지 않은 새벽 공기가 골목길 모퉁이의 샛노란 개나리를 더욱 싱그럽게 만들었다.
그가 은행나무가 우람하게 버티고 서 있는 영치 초등학교의 교문을 들어서자 이미 운동장에는 여러 명이 둥글게 모여서 몸을 풀고 있었다.
“어서와” 손을 흔들어 보이는 김 삼식 할아버지.
하얀 백발에 풍채도 좋은 그는 무엇보다도 기초체력이 중요하다며 물구나무를 오랫동안 서고 노익장을 과시하곤 했다.
\"킬러 왔냐.”짧게 인사하는 기술 감독 충헌.
민채의 선배로 지방대에서 선수 생활을 하다 부상 때문에 그만두고 운동구점을 경영하고 있다. 한때 모 일간지에 특집으로 유망선수로 소개된 적도 있었다.
민채는 까까머리를 하고 있는 낯선 얼굴이 보이자 그의 후배인 홍철에게 넌지시 물었다.
“쟤 뭐냐?\"
\"대광고 신입생인데 축구부에서 미드필더를 맡고 있대요.”
\"그래?”
충헌이 운동장 가운데로 모두 모아 놓고 신입회원을 소개했다.
“대광고 신입생인데 축구부원이랍니다. 앞으로 함께 운동할 친구입니다. 이름은 자네가 소개하지.”
소개를 받은 까까머리는 쑥스러운 표정으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현중 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민채가 손을 내밀며 인사했다.
“너 고1이라며. 나랑 동기네. 나도 대광고야, 오늘 입학식 날 보겠네.”
현중은 민채의 너스레에 조용히 미소만 지었다.
게임이 시작되었다.
현중이 왼쪽으로 길게 홍철에게 패스하고 민채는 오른쪽에서 힘차게 홍철을 부르며 손을 높이 흔들었다. 공을 잡은 홍철을 향해 상대 선수가 태클을 걸어왔다. 홍철은 태클을 피하며 가볍게 뛰어오른 후 착지와 동시에 공을 왼발 끝으로 찍어 올렸다. 공은 골키퍼의 길게 뻗은 손을 매정하게 외면하면서 정확하게 민채를 향했다.
공을 향하여 달려들던 민채는 가슴으로 공을 받아 그대로 떨어뜨린 후 왼발로 공을 정지 시켰다. 민채는 그를 향해 달려오는 수비수를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척 하다가 순간적으로 정지했던 공을 왼발 바깥쪽으로 살짝 밀어 넣었다. 당황한 수비수의 두다리는 얼어붙었고 공은 왼쪽으로 20 센치 가량 구른 후 멈췄다.
순간적으로 시간마저 정지 한 것처럼 느껴졌다.
태양이 서서히 솟아오르고 있었고 민채의 몸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정지한 화면처럼 느껴지던 장면은 이내 왼쪽 상단 그물이 출렁이고 나서야 다시 이어졌다. 홍철이 제일 먼저 두 손을 치켜들며 환호하고 충헌이 오른손 엄지를 치켜 올리고 있었다.
현중은 여전히 미소만 짓고 있었다.
“최고다.”
김삼식 할아버지가 우렁차게 소리쳤다. 언제 들어도 아쉬운 휘슬이 울리자 서둘러 인사하고 뿔뿔이 헤어졌다. 현중과 민채는 텅 빈 운동장을 바라보다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수돗가까지 전속력으로 달렸다. 둘은 한바탕 물을 뒤집어쓰고 잔디밭에 벌렁 드러누웠다.
파란 하늘위로 새들이 무리지어 날아가고 있었다.
현중이 문득 말했다.
\"날고 싶다\"
민채와 현중의 운명적인 첫 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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