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

게시물 상세보기

[연재소설-단편] 개 기르는 법(6)

황태영 2007. 08. 27. 오전 11:51
3534


          개 기르는 법(6)


                                                     황태영


ㄴ.

     카니스파밀리아리스 메트리스 옵티마에 코리아누스.
     린네식 학명으로 날 소개하자면 그렇게 잔뜩 길어질 수도 있을테지. 그러나 쉽게 말해서 난 똥개야, 씨펄. 그건 종족 이름에 지나지 않으니까 내 이름을 밝히는 것이 정식으로 소개하는 게 되겠군.
     허, 제3자를 통해서가 아니라 나 스스로 날 소개하자니 좀 쑥스러운데. 하긴 내 목숨이 얼마남지 않은 지금에 와서, 쑥스럽다는 둥 부끄럽다는 둥 하는 소리는 나에게는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낱말인성 싶군. 그래, 난 이 기종이라구 해. 이, 기, 종. 거참, 기똥찬 이름이지. 위엄도 좀 느껴지는 것 같고. 건데, 이 동네에선 그렇게 정식대로 내 이름을 불러주는 새끼는 눈을 까뒤집고 봐도 한 놈도 없다니까. 끼리끼리 모인다고 아주 무식이 철철 흘러 넘치는 X같은 놈들만 모여 살고 있는 모양이야.
     아, 물론 오래전에 기분좋게 이 기종이라고 불려지던 적이 있긴 있었지. 그 때가 언제냐 하면 말야. 가만있자. 그러니까...... 그래, 거센 비바람이 1주일 이상 불어대던, 아 아니군, 그때가 아니고, 착각했어. 그러니까 웬 노란 새가 이따금 날아와 담장 위에서 꾸룩 꾸룩 지저귈 때였......던가, 아니 것도 아닌데. 요즘은 내가 극도로 신경이 쇠약해지고 사실 제 정신이 아니거든. 그래서, 정신이 매우 어지러운 상태라 잘 기억해낼 수 없군.
     어쨌던, 그래. 자세한 계절은 알 수 없지만 내가 강아지였을 때, 이 목재소에 살고 있는 문병호란 작자가 처음에는 기종아, 기종아, 하며 그렇게 맘에 쏙들게 불러주더니 그것도 잠시일뿐 어라, 언제부턴가 그냥 '종'이래. 것두 그래. 삐쩍 마른 게 꼭 걸어가는 장대를 연상케 하는 우리 문군이 애가 덜

댓글 2개

포아풀 2007. 08. 27. 오후 09:30

이번에는 기종이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시작되는군요. 같은 상황을 한쪽은 사람이, 한쪽은 개가 진술(?)한다고 해야 하나요. 그래서 스테레오식 입체소설인가보죠. 맞나요?

황태영 2007. 08. 28. 오전 09:56

맞습니다. 동일한 사건을 2개의 시각에서 서술하는 스트레오 공법을 사용한 소설입니다. 동일한 사건을 2개 이상의 관찰자의 입장에서 서술할 수도 있겠지요. 예를 들면,정작 주인공은 빠지고 여러 관찰자 개개의 입장(시각)에서 주인공에 대해 서술할 수도 있는 게 스트레오 공법이기도 합니다. 개 기르는 법의 경우 왜 이런 공법을 사용했을까 의도는 무엇일까 구조주의적 접근을 해보며 감상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참조로 13회로 끝납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