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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단편] 개 기르는 법(8)

황태영 2007. 09. 01. 오전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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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 기르는 법(8)


                                                     황태영


   크, 입천장에 척척 달라붙는 것이, 야 둘이 처먹다 한놈이 뻥,하고 뱃뙈지가 터져 뒈져도 모르겠던데. 건데, 받아먹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어. 깜짝 놀랐는지 갑자기 앵앵거리며 애가 똥을 찔끔찔끔 흘리면서 자꾸 앞으로 나아가는 거야. 그러니 나도 편하게 제자리에서 넙죽넙죽 받아 먹을 수가 있어야지. 어쩔 수 없이 나도 걔의 발걸음에 맞춰 움직이면서 똥을 받아 먹느라 무던히 애먹었어. 진짜 신경 쓰이데.
    하여튼 그날 목재소의 넓은 뜨락을 둘이 적어도 대여섯 바퀴는 돌았을 거야. 그런데 그렇게 정신없이 아마 열 토막쯤 먹었을까...... 갑자기 웬놈이 겁대가리없이 내 꼬랑지를 휙 잡아당기더니 냅다 대문쪽으로 던져버리더군. 꽝, 하고 세차게 철제대문에 몸뚱아리가 부딪혔지.
    놀랍게도 문군이었어.
    그땐 너무 갑작스런 일이라 너무 놀라서 아픔도 느낄 수 없을 지경이었어. 상황을 채 판단하기도 전에 이번엔 몽둥이가 날아들더군. 문군이 마구재비로 내 몸뚱이를 진짜 시쳇말로 개패듯이 패대기 시작하데. 야,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구.
    그날밤 뼈속까지 진하게 스며드는 고통 속에서 난 잠을 이룰 수 없었지. 그날 이후부터 지금까지 숱하게 몽둥이질을 당해왔는데 그러다보니까 맞는데 익숙해지고 어떻게 하면 안맞을 수 있는지, 또 어떻게 하면 내가 맞고 싶을 때 맞을 수 있는지 요령이 생기데.
     인간에 대해 부러운 게 하나 있어. 그건 바로 그들이 자유로운 앞발을 사용하여 비누로 자신의 대갈통을 북북 문질러 허연 거품을 내면서 시원하게 자주 대가리를 감을 수 있다는 거야. 그러나 우리같은 개들이야 어디 그런 기술이 있어야 말이지. 그러니 비듬이 많아져 가려워 미칠 지경일 때가 자주 있거든. 해서 어떻게 하면 저렇게 내 대갈통을 감을 수 있나 열심히 문군의 동작을 관찰하고 나름대로 그 방법을 궁리해봤지만 결국 안되더군. 하지만 꿩 대신 닭이라고 괜찮은 대안을 얻을 수 있었지. 그것은 바로 문군으로 하여금 가려운 내 대가리를 긁도록 유도하는 거야. 야, 임마, 내 대가리 좀 긁어줄래, 컹컹, 하며 짖어댔지만 언어의 장벽때문에 영 말귀를 못 알아듣더군. 개집에다 대갈통을 쓱쓱 문질러보니까 내가 산책하고 싶어 그러는 줄로 오해했는지 개줄을 풀어주데. 진짜 답답하데. 그러나, 여러번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결국 성공했지. 꼬랑지를 이용해봤거든. 간사스럽게 입을 헤 벌리고 딴 생각을 하면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어 보니 녀석이 퍽 흡족한 낯으로 다가와서 정확하게 가려운 부위에 손바닥을 얹어 슥슥 문질러주데.
    진짜 시-원하데.
    나는 더욱 열심히 흔들어댔어. 한참 그러면서 지금 내 몸뚱이가 꼬리를 흔들고 있는 걸까 내 꼬리가 몸뚱이를 흔들고 있는 걸까 하며 엉뚱한 생각을 해봤어.


         ▶ To be continued

댓글 2개

포아풀 2007. 09. 02. 오전 11:42

좋아서 꼬리 흔들고 다가온다고 했더니 견공의 입장은 머리가 가려워서 그러는 거군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과 함께 인간 중심으로 생각하는 관점을 슬며시 되돌아 봐요. 개의 특성을 잘도 아시네요. 아마 길러보신 경험이 바탕이 된 때문이겠죠?

황태영 2007. 09. 02. 오후 05:43

\"개 기르는 법\"이 언제부턴가 \"사람 기르는 법\"으로 바뀌었음(reversal)에 주목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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