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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야망 2부 도전 망각연습
어느새 민채는 두 번 째 새학기를 맞이하였다.
봄기운이 완연한 캠퍼스는 여학생들의 치마 길이가 점점 짧아지고 색상이 화려해지면서 활기를 더해가고 있었다.
과대표 현찬이 민채과 함께 등교하는 길에 민채의 팔을 잡아끌며 말했다.
“민채야, 고맙다. 네가 어쩐 일이냐? 작년 한 해 동안 그리도 애간장을 태우더니. 이대 영문과 얘들하고 과팅이 성사됐어. 걔네들 대개 따지는 애들이야. 우리 토목과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데 네가 있다니까 성사 된 거야”
“......”
“좌우지간 네 때문에 우리가 산다. 준비 때문에 먼저 갈테니까 수업마치고 베네치아로 와. 6시까지야 알았지”
현찬은 작년부터 같은 하숙집 룸메이트였다. 그는 항상 밝은 얼굴을 하고 리더십이 있어서 대부분 남자들로 구성된 서먹한 토목과를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잘 이끌었다. 그래서 토목과 학생들의 만장일치로 올해도 과대표를 맡기로 했다.
그 날 저녁 베네치아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상견례를 마친 민채 일행은 무리지어 신촌 로터리 근처에 위치한 나이트클럽으로 가서 정신없이 마시고 흔들어댔다. 젊음을 발산하며 굉음에 가까운 음악 소리에 하나둘 몸을 내맡기며 땀을 흘리는 그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광란 그 자체였다.
민채는 처음부터 끝날 무렵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는 친구들과 함께 이런 분위기에 빠져들면 ‘보라색향기’의 생각을 지울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묘하게도 더욱 더 뚜렷해지고 있는 것을 느꼈다. 민채 앞자리의 여학생은 자신을 송은하라고 소개했다.
현찬이 민채에게 귓속말을 했다.
“은하라는 저 친구가 네게 마음이 있나보다. 데리고 나가서 만미집에 가 있어. 나도 조를 맞추어 갈 테니까.”
만미집은 현찬이 만만하게 드나드는 주점이었다. 욕쟁이 할머니가 내오는 안주 중에서 신 김치에 생 두부가 제일 인기가 있었다. 민채는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현찬이 마음에 드는 파트너가 생겨서 구실을 만드는 것이라 생각하고 계속 앉아 있는 것도 무료하던 차에 처음으로 은하에게 말을 걸었다.
“같이 나가실래요?”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이 노란핸드백을 어깨에 걸고 먼저 일어서서 민채가 일어서길 기다리고 있었다. 노란색 원피스를 단정하게 입고 생머리에 노란머리핀을 꼽고 있는 그녀는 쑥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이며 일어서서 민채와 나란히 걸었다.
민채는 함께 걷고 있는 그녀에게서 새벽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는 양치리 고향집 골목 어귀에 피어나는 새봄의 개나리를 느꼈다.
만미집에 마주앉은 두 사람은 어색한 분위기에 서로 말이 없었다. 조금 후 현찬이 한 여학생을 데리고 만미집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들어오면서 은하가 민채와 마주앉아 있는 모습을 보며 놀란 표정을 지어보였다. 현찬이 상기된 얼굴로 민채 옆자리에 앉자 현찬과 함께 온 여학생은 민채에게 악수를 청하고 은하 옆에 앉으며 씩씩하게 말했다.
“서미나예요. 반가워요.”
“강민채라고 해요.”
은하와 현찬이 미나와 민채를 번갈아 쳐다보자 미나는 민채의 손을 놓으며 말했다.
“의외로 낭만검객님의 손이 부드럽네요.”
무덤덤한 표정의 민채에게 현찬은 오른 쪽 눈을 찡그려 보였다.
‘반응을 좀 보여.’라는 시늉이었다.
분위기가 가라앉는 것을 의식한 듯 현찬이 상기된 목소리로 말했다.
“자, 우리 이러지 말고 같은 학번이니까 다 같이 말 트지 뭐. 어때?”
미나가 말했다.
“그냥은 안돼.”
“그럼 어떻게 해?”
“건배해야지.”
현찬의 과장된 웃음소리가 만미집을 가득 메웠다.
미나는 세련된 용모와 활달한 성격으로 끊임없이 재잘대었다. 현찬은 미나가 얘기할 때마다 넋 나간 사람처럼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별로 재미없는 화제 거리에도 박수를 치면서 지나치게 호응을 했다. 민채가 몇 번이고 눈치를 줬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미나의 비위를 맞췄다. 미나는 그런 현찬이 싫지 않은 듯 대화가 된다며 치켜세웠다. 조용히 이야기를 경청하던 은하는 민채의 학창시절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했다. 현찬이 민채보다 그의 학창시절을 더 잘 아는 것처럼 신이 나서 떠들어댔다.
멍하니 듣고 있던 민채는 눈동자가 풀려서 깊은 회상에 잠긴듯했다.
은하는 그런 민채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to be continued................
댓글 1개
to be continued................ 기다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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